생활이야기/생활이야기(2006이후-)
잣을 줍다.
eungi5
2017. 10. 5. 19:07
오래 전부터 새벽 잠이 없어져 두어시간 뒤척이다 다시 잠이 들곤 했는데, 먼동이 트면 아예 자리를 털고 일어나 밖으로 나가 일거리를 찾는다. 잠을 조금 더 자려고 있어봤자 시간만 아깝다.
텃밭이라야 얼마되지 않아 새벽에 일찍 일어나 한두시간 움직이면 항상 깨끗하게 유지된다.
오늘 아침에도 일어나 밭의 김장 배추, 무에 물을 주고 갓을 조금 더 씨앗을 뿌리고, 깻묵 썩힌 흙을 물을 부어 비닐로 푹 덮어 주었다.
아마 잘 썩어 좋은 거름이 될거다.
점심 먹고, 잠이 몰려와 한두시간 자고, 둘이서 산에 올라가 처음으로 잣을 주웠다.
어떻게 다람쥐가 그렇게 잘 뽑아 먹는지 잣송이에 구멍이 송송하다. 참 기술도 좋다.
아직 뽑아 먹지 않은거 한주머니 주워왔다.
내일 애들이 온다니 까먹는 거 엄청 좋아해서 신날거다.
산을 다니다 보니 그동안 늘 입었던 청바지 무릎이 쭉 헤져 버린다.
나도 참 옷이 이렇게 되도록 입으니 옷장사하는 사람들이 뭐 먹고 살겠나 싶다.
그래도 아끼고, 절약해야지.
저녁에는 한 두어시간 붓글을 쓰고 하루를 마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