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란
‘해바리기’의 ‘내가 만일’이란 노래를 들으며 글을 올립니다.
어젠 치과에 예약된 날이라 저녁때 쯤 치료를 받고, 약국에서 약 받고 나오는 길에 있었던 일입니다.
마취가 다 풀리지 않아 정신도 없는데, 칠십대로 보이는 노인한 분이 다가 와 하시는 말이
‘아저씨, 우리 집 좀 찾아 주세요.’ 얼른 보기에도 약간은 정상이 아닌 듯해 보이는 노인이었습니다.
날씨가 제법 쌀쌀하여 추워 벌벌 떨고, 더군다나 집을 잃어 버렸으니 얼마나 당황했겠습니까?
하도 딱하여 지나가는 사람에게 물어 보아도 알지를 못하고.....
하는 수 없이 119에 신고를 했습니다.
평택 안중에는 나도 지리를 잘 몰라 대략 주변의 건물을 이야기했더니 곧 오겠다고 하더군요.
기다리는 동안에도 내 팔을 놓지않고 같은 말만 되풀이 하는 노인이 얼마나 안됐는지...
어디 좀 따뜻한 곳에 앉혀드려야지 싶어 옆에 있는 작은 의원에 부탁을 해서 대기실로 안내했더니,
간호사가 보더니 ‘이분 바로 인근에 사시는 분’이라고 알더라고요.
참 다행이라 생각하고 간호사에게 집에 안내해 줄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헌쾌히 그러마고 수락합니다.
불과 5분정도지만 속으로 ‘오늘 고생 좀 하겠구나’ 생각한 내가 오히려 마음 속으로 송구스럽기만 했습니다.
다시 119에 연락해서 오지 않도록 하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이 세상 누군들 부모없이 태어 난 사람이 있을 것이며, 또 늙지 않는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지금은 우리 모두 삶에 자신있고, 힘차게 생활하고 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다리에 힘빠지면,
그 노인처럼 치매에다 건강까지 잃으면 스스로 자신감도 떨어질테고.....
우리들의 삶을 사랑합시다. 그리고 뜻있게 즐깁시다. 그리고 다 함께 보듬고 갑시다.
늙음을 추하다 말고, 그 추함까지도 우리가 같이 가야 할 길이라면
내치지 말고 아름다움으로 승화시켜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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