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국내여행관련

밀양행 천리길 도보여행을 시작하면서

eungi5 2013. 3. 8. 02:30

참 오래되었다.

어릴 때부터 전국을 하이킹이나 도보, 무전여행 등 하고 싶은 일들이 참 많았고, 

그럴 때마다 여러가지 사정으로 인하여 뜻대로 실천하지 못하였는데,

교직생활을 마치고 이제서야 늦었지만 한가지씩 실천을 하려고 한다.

 

내가 맘이 여리고, 어릴 때부터 체력에 자신이 없어 힘이 많이 드는 일은 사전에 겁을 먹고

추진하지 못하였다.

그러나 나이 오십줄에 들어서면서 등산도 하고, 운동을 실천해 보니 나의 체력이 남들에게 절대 부족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특히 산행을 할 때는 나를 따라오는 사람이 거의 없다.

평택에 있을 때, 부락산 산책을 해 보면 중간까지(흔치휴게소) 다녀오면 8km정도 되고, 덕암산까지 다녀오면 왕복 15km가 된다.

흔치휴게서까지 다녀 오면 한시간에 조금 더 걸리고 덕암산까지 다녀오면 2시간 반정도 걸린다.

그 정도되면 밀양을 다녀오는 도보여행은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얼마전 70대 할머니가 동해안부터 시작해서 남해안을 거쳐 서해 임진각까지 약 2000km를 도보로 다녀오는 것을 보고 저런 사람도 하는데 하는 오기가 생긴다. 충분히 할 수 있으리라.

 

이번에 도착지를 밀양으로 정한 데는 나름대로 의미가 크다.

우리 가문이 밀양에 자리를 잡은지 오백여년.

조상님들의 정기와 전통이 서려있는 밀양은 16대조 할아버님부터 계셨던 곳이다.

유복자로 밀양에 내려와 지금까지 면면히 이어져 오는 가문의 전통은 우리들이 여흥 민문의 후손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 지를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직장을 가지고 있어 여러가지 이유로 자주 다니지 못하였는데, 이젠 훌륭하신 할아버지들의 유훈을 다시 새기고 발굴하여 스스로 생활을 다잡고, 집안 아이들도 자랑스런 후손이 되도록 이끌어 주어야 할 것이다.  

출발지을 양수리 가족묘원으로 정한 것도 같은 의미라 할 수 있다.

선친께서는 자녀들이 바르게 성장하도록 평소 교육에 힘쓰셨고, 훌륭하셨던 할아버님들의 뜻을 이어 받기 위하여 많이 훼손된 선영을 재 정비하시고, 오우선생실기를 재 번역하여 후손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기반을 조성하셨다.

이러한 정신을 이어받는 것은  후손으로 지극히 당연한 것이고 그럼으로 출발지와 도착지를 정한 것이다.

자당은 올해로 86세가 되시고, 안식구는 가족을 위해 너무나 헌신적이다.

근정이는 두 아이의 어머니가 되었고, 신서방 진급이 결정이 되었으며, 경무도 사천을 직장을 옮겼고, 며늘아이는 곧 아이의 어머니가 된다.

이런 우리 가정이 화목하고 스스로 맡은 일을 최선을 다하는 그런 아름다운 가정이 되기를 바라고, 참으로 모두 건강하기 간절히 바라는 심정으로 천리길을 걸을 것이다. 

 

반생을 지난 지금.

그동안의 생활을 회고하고, 나를 위해 많은 도움을 주신 수많은 분들을 회고하고,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고, 잘못된 일은 더욱 깊이 반성하여 앞으로 새롭게 생활하는 밑그름으로 삼고자 한다.

앞으로의 인생은 감사한 분들에 대한 보은의 일을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이다.

 

이번 도보여행을 통하여 우리 집안의 면면히 이어지는 높은 정신을 드높이고, 육십대 중반이지만 체력을 점검하는 계기로 삼으며, 반생을 회고하면서 새로운 인생에 대한 확고한 기반을 마련하기로 한다. 

약 2주일간의 긴 여행이지만 이 기간을 통하여 제3의 인생을 시작하는 계기로 잡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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