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이야기/생활이야기(2006이후-)

귀여운 살찐이

eungi5 2014. 7. 27. 19:32

7.27

지난 6월말, 감자를 수확하고 난 텃밭이 정글이다.

불과 한 달 만에 잡초가 엄청 자랐다.

새벽 아니 아침 6시에 나가 고추에 목초액 살포하고 나서

호미들고 잡초를 뽑기 시작했다.

비 온 뒤라 풀이 잘 뽑히지만 깊이 박힌 놈은 실갱이를 해야 뽑힌다.

세골인데 한 골하고 나니 해가 떠서 따가와 안되겠다.

나머지는 내일 새벽에 또 해야지.

바로 옆 이랑에는 서리태가 심겨져 있는데 웃자라 역시 숲이다.

풀을 뽑고 있는데 뭐가 불쑥 나타난다. 깜짝 놀라 보니 우리 살찐이가 얼굴을 쏙 내민다. 집에 쥐가 많아서 지난 봄에 두 마리를 입식해서 제법 자란 녀석의 이름이 살찐이다.

안식구가 친정에 있을 때 기르던 고양이 이름이 살찐이였던 모양이다.

경상도에서는 살찐이란 이름으로 부르는 소리를 가끔 듣는다.

우리 집 고양이도 졸지에 이름이 살찐이가 되었다.

풀을 다 뽑을 때까지 두 마리가 옆에서 붙어 다닌다.

고양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요 녀석들, 참 귀엽다.

우리 집 파수꾼 발발이 아롱이가 있는데, 이 녀석은 순해 터져 새끼 고양이한테 집이고 밥이고 다 뺏기고 살찐이가 비켜 주어야 슬그머니 차지한다.

불쌍한 우리 아롱이.

그래도 고양이하고 개하고 별로 친하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아롱이가 양보하니 자연히 친하게 지내는 것 같다.

여하튼 오늘 우리 살찐이랑 같이 잡초 뽑느라 오늘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내일도 같이 하자. 살찐아.

나무에 오르는 살찐이 2호. 역시 재빠르다. 쥐나 잡지 새를 노리는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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