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치악산雉岳山
치악은 벼르다 벼르다 가는 산이다. 젊었을 적부터 산이 험하다는 소리를 많이 들어 단단히 각오를 하면서 몇 십 년을 벼르다 이번에 큰 맘 먹고 산행을 한다.
교통편이 좋으니 청량리에서 기차로 원주까지, 원주역에서 황골까지(이곳은 버스 시간이 맞지 않아 택시로 이동 12000원), 황골에서 산을 오른다.
월요일이라 사람도 별로 없다. 어제는 장날이었단다. 비로봉까지 오르는데 5km, 구룡사로 내려가는데 5km. 등산객이라곤 젊은 내외와 우리 뿐이다. 참 한적한 산행이다.
옆으로 흐르는 계곡물 소리가 우렁차다. 산이 깊으니 물이 좋은가 보다. 계곡물소리는 고도 800정도까지 계속 이어진다. 참 기분이 맑아진다. 초입쯤에 있는 입석사 사찰에서 약수를 먹고 오르는 길은 너덜길이다. 약 3.5km지점까지 이 길을 오르는 것이 힘들지만 그 위를 오르면 1.3km 능선길은 편하게 걸을 수 있다.
산새소리를 기대했는데, 예쁜 귀한 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 귀한 홍단딱정벌레를 발견하고, 사진에 담아왔다.
비로봉 정상에는 개인이 쌓은 대형 돌탑 3개가 있다. 혼자 힘으로 쌓아 올렸다는데, 그 공덕이 대단하다. 벼락으로 무너진 것을 두 번 다시 쌓아 올렸다고 한다.
준비해간 점심을 캔맥주 한 개와 같이 맛있게 먹는데, 다람쥐 한 마리가 겁도 없이 음식을 나눠달란다. 참으로 귀한 사진을 남겼다. 이렇게 사람과 가까이 지내는 다람쥐는 첨이다.
일기예보와는 달리 운무가 심해 멀리 경관을 볼 수 없는 것이 아쉽다.
하산길의 세렴폭포부터 구룡계곡까지 계곡물에 접근을 못하게 막아 놓았지만, 수량이나 경관이 참 뛰어나다. 사진 많이 담았다.
9시에 출발해서 11시쯤에 정상까지, 그리고 점심 먹고, 12시쯤에 하산을 시작해서 구룡사방향으로 내려왔다. 오늘따라 안식구가 잘 걷는다. 오르는 것도 천천히, 내려가는 것도 더 천천히... 그래서 그런가 시간은 좀 더 걸려도 무릎과 다리에 큰 부담이 없는 거 같다. 안식구도 통증을 많이 느끼지 않는 거 같고, 나도 왼쪽 발목이 좀 통증이 있을 정도다.
5km정도 내려 오는데 시간이 제법 걸렸다. 구룡사에서 출발하는 원주역행 41번 버스가 3시 35분 출발이다. 원주역에서 냅다 뛰어 아슬아슬하게 청량리행 4시 22분 열차를 타고 집에 오니 7시 40여분.
내외가 산행을 하니 산꾼들이 좋은 말들을 많이 던진다. 참 대단하다고. 은근히 기분이 좋다.
초임지가 이곳에서 멀지 않는데, 문득문득 그 친구들이 생각이 난다. 언제 한 번 볼 날이 있을는지...
오늘의 산행
치악산雉岳山 비로봉 (1288m) 10.4km
소요시간 약 6시간.
코스: 황골탐방센터- 비로봉- 구룡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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