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德이 넉넉한 산, 德裕山을 올랐다.
새벽 6시30분 의정부를 출발해서 무주 덕유산에 도착한 시간이 10시.
등산 황대장의 말로는 3개 코스가 있는데, A코스는 17km, B코스는 10키로, C코스는 곤돌라 타고 올라가는 코스란다. 나는 B코스로 다녀 올 거다.
상고대 구경을 하려고 온 산행인데, 문제는 오늘 기온이 너무 높아(영상 8도) 구경할 수 있을런지 자신할 수 없단다. 녹아 버려 볼 수 없다면 어쩔 수 없는 일. 그런 거는 하늘에 맡기고, 언제나 처럼 산을 오르기만 하면 된다.
출발지점이 600정도. 동엽령은 1300정도인데, 그곳에서 백암봉, 중봉, 향적봉을 지난다.
2km지점 쯤 오르니 동엽령 부근 산꼭데기가 하얗게 덮혀있다. 오늘은 충분히 상고대 구경을 하겠다.
4.5km지점의 동엽령에 이르니 나무 꼭데기 부분에만 상고대가 맺혀있는데, 오를수록 점점 아래로 내려 온다. 간밤에 분 바람으로 날카로운 상고대가 상상이상으로 잘 맺혀있다. 지난 1월, 민주지산에서 약간의 상고대를 보았는데, 오늘이 하이라이트다. 역시 덕유산 눈꽃은 이름대로다.
동엽령에서 백암봉까지 눈꽃 구경을 실컷했다. 그 사이 기온이 높아 상고대가 떨어져 바닥에 하얗게 깔린다. 정말 시간에 맞춰서 잘 왔다.
덕유산은 말 그대로 덕이 넉넉한 산이다. 특히 능선을 잇는 산세가 부드럽다. 덕스럽다고 해야 산의 이름에 맞는 거 같다. 백암봉, 중봉은 1500이상이고, 마지막에 있는 향적봉은 1614m. 우리나라 산 중에 4번째로 높은 산이다. 향적봉에 오르는 코스는 편안하게 걷는다.
주말이라 등산객이 예상외로 많다. 오후 2시경 향적대피소에서 점심을 먹으려다 사람이 많아 전망대 한쪽에 자리 잡고 점심을 먹었다. 정상에서 먹는 맥주 한 캔의 맛, 이 맛을 보려고 산행을 하는지도 모르겠다.
향적에서 실천봉으로 내려가서 곤돌라를 타고 내려오려는 것이 처음 계획이었는데, 1시간이상 대기한다는 말에 생각을 바꿔 백련사 코스로 내려가기로 했다. 그리고 한 번 타는데 12000원이란다. 에이, 8키로 더 걷는다. 내려가는 길이 무주구천동 계곡길이다. 오히려 잘됐다. 백련사까지 내려오니 그곳부터 찻길이다. 약 5키로를 계곡길을 걸으며 무주구천동 33경 구경을 제대로 했다. 길은 멀지만 오히려 탁월한 선택이었다. 두꺼운 얼음 밑에 엄청나게 많은 수정같이 맑은 물이 흐르고 있다. 그러고 보니 벌써 입춘이 지났다. 겨울이 벌써 다 가고 있다.
오늘 산행은 7시간, 18키로. 지금까지 한 산행 중 가장 긴 코스다.
한가지, 이렇게 걸어도 무릎이나 발목의 통증은 전보다 훨씬 덜하다. 아니, 오리려 통증이 없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홍화씨와 우슬뿌리를 벌써 몇 달째 보리차와 같이 달여 먹고 있다. 그 덕분인가... 어쨌던 기분좋은 산행이었다.
(무주 구천동계곡 33경)
덕유산 상고대(동엽령에서 백암봉까지)
그 외 산행 모습
'여행이야기 > 명산 순례' 카테고리의 다른 글
2/22 도봉산 (0) | 2021.02.22 |
---|---|
눈 꽃 핀 북한산 (0) | 2021.02.16 |
1. 17 珉周之山 등산 (0) | 2021.01.18 |
빛과 향기(등산 동영상) (0) | 2021.01.03 |
12/29 수락산. (0) | 2020.12.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