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28
50년지기 벗들과 한 달에 한 번 모임을 가지는데, 이 달에는 설악 백담계곡의 영시암과 영랑호를 다녀 오기로 했다.
마을의 첫 7시 버스를 타고 상봉에서 담재를 만나 남춘천에 도착하니 소헌이 기다리고 있다. 10시 조금 전에 출발해서 용대리에 도착하니 점심 때가 다 됐다. 점심 먹고 백담사행 버스를 타고 15분만에 백담사에 도착했다. 수없이 많은 돌탑들이 나를 반긴다. 백담사 하면 전두환도 생각나지만 나는 돌탑이 제일 먼저 떠 오른다. 계곡 자갈밭에 수없이 만들어져 있는 돌탑들. 여름 홍수때가 되면 다 떠내려가는데, 지나고 나면 언제 만들어 졌는지 또 다시 수를 셀 수도 없는 돌탑들이 만들어져 있단다.
목적지는 영시암. 백담사에서 약 5키로. 한 두어 시간 걸린다. 겨울이 아니었으면 좋았을텐데, 맑은 계곡을 볼 수 없어 아쉬움이 컸다.
3백년 전에 유학자를 위해 만들어졌다는 영시암은 지금은 불교의 작은 사찰로 운영되고 있단다. 일중, 여초 형제가 선조들을 위하여 현판을 만들고.
젊었을 때 왔으면 설악을 넘었을텐데, 이젠 나이가 들어 몸이 따라주지 않으니 할 수 없이 이렇게 주변만 돌게 된다.
다녀와 가족호텔에 여장을 풀고 설악항 단골 횟집에서 실컷 회와 술을 먹고 하루를 마무리 했다.
다음 날 28일. 호텔에서 아침을 먹고-소헌은 안먹겠단다.-영랑호 주변을 산책을 했다. 한 바퀴돌았으면 했는데, 그것도 힘들단다. 영랑호 가운데 다리를 만들어 두어 가로 지를 수 있어 새로운 다리를 건넜다. 반 바퀴를 도는데 한 4키로. 속초는 참 좋은 동네다.
잘 먹고, 잘 놀고, 운동 많이 하고, 왔다.
춘천에서 막국수로 점심을 하고 귀갓길에 올랐다.
봉암리에 도착하니 만보기가 한 8천보 정도다. 삼거리에서 걸어서 집에까지 걸었다.
이번에도 즐거운 여행. 술을 좀 줄여야 할텐데. 삼겹살해서 해장술하고 푹 셨다.
영랑호에서 토왕성폭포가 이렇게 가깝게 보이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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