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2.14
일상적인 생활을 하면서 우리는 멀리 있는 사촌보다 가까운 이웃이 났다는 말을 자주 듣기도 하고 말하기도 한다. 그 만큼의 이웃과 사이좋게 가깝게 정을 나누면서 살아야 된다는 교훈일 것이다.
나의 경우, 촌에서 많지 않은 이웃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데, 오산에서 상경한 이후, 오히려 같이 시간을 함께하는 경우가 많지 않은 것 같다. 가까이 4집이 살고 있고, 조금 떨어진 곳에 할머니만 혼자 사는 가구가 3가구가 있다. 70대, 80대 노인들이라 아픈 곳도 많고, 가끔씩 집안 사람들이 들리는 거 같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외로움이 다 없어지겠는가.
다행이 요즘 날씨가 많이 풀린 거 같아 우리 일곱가구 단합대회를 한번 하기로 했다. 새벽 4시에 일어나서 구리농수산물 시장에 가서 석굴 한 박스하고 생선을 좀 사왔다. 그리고 저녁 때 퇴근하고 동네 사람들을 모두 집합시켜서 회식을 하였다. 예상했던 대로 날씨는 좋아서 할머니들도 모두 참석하시고, 같이 모여 불을 피우고 굴을 굽기 시작했다. 어떤 집에는 낮에 냉이를 캤다며 가져오고, 어떤 집에서는 저장 배추를, 할머니 한분은 소주한병에다 음료수도 한병 들고 왔다. 젊은 사람들이 팔을 걷으부치고 구우려는데 막네 할머니가 먼저 나서신다. 요놈들이 익으면 입을 딱벌린다. 그러면 초장에 찍어 먹으면 된다. 모처럼 먹는 굴이 꿀맛이란다. 오십이 조금 넘은 아랫집 친구가 할머니들에게 ‘누님’이라 호칭하니 할머니들이 좋아라며 난리다.
해가 지고, 날씨가 차 질 때 안식구가 저녁상을 차려서 노인들만 먼저 드시게 한다. 청국장을 빡빡하게 끓였는데 맛있다고 잘들 드신다. 할머니들이 가시고 난 다음, 오늘 행사를 접으려다가 왠지 좀 아쉬워 2차를 하잔다. 가족 대항 윷놀이다. 네 가족이 3게임을 하고 나니 벌써 11시다. 얼마나 웃었는지 아줌씨들 속옷이 다젖었단다. 그러면서 태어난 이후 첨으로 이렇게 많이 웃었다나........
어쨌던 오늘 단합대회, 성공적이다. 가끔씩 반상회갖자는 의견을 모으고 행사를 마쳤다.
모자랄 줄 알았는데 한통으로 딱 맞더라.
오늘 캔 냉이,씀바퀴. 오가피 너거 동네는 안주 없제.ㅎㅎㅎ
정면에 보이는 할메가 동네 왕 할메.
고등어 구워 먹어도 맛이 끈네준다.
마지막 피날레. 70,80음악 틀어놓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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