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酒憶賀監 - 李太白 詩
(술을 대하고 하감을 생각하며)
四明有狂客
사명산에 기인이 있으니
風流賀季眞
풍류로 이름 높은 하계진이다.
長安一相見
장안에서 서로 만나자
呼我謫仙人
대번에 적선이라 나를 불렀지
昔好盃中物
예전에 그토록 좋아하던 술
今爲松下塵
이제는 소나무 밑 한줌 티끌인가
金龜換酒處
금귀를 선뜻 끌러 술과 바꾸던 일
却憶淚沾巾
생각하면 눈물에 손수건 젖네
이백의 처음 장안에 나타났을 때, 하계진은 그 작품을 읽고 감탄한 나머지 허리에 차고 있던 금귀를 끌러서 술을 샀으며, 이백을 적선이라 불렀다. 후일 하계진이 벼슬을 그만두고 고향에 돌아가 있다가 죽자, 이백은 어느 날 술을 마시면서 그에 대한 추억에 사로잡혀 이 시를 쓴 것이다.
사람이 죽어 그냥 잊혀지지 않고 후인들에게 좋은 추억으로 남는다면 그 인생도 허망하기만 한 것이 아닐 것이다.
1984년 선친께서 쓰러지신 후, 회복을 위해 힘쓰시던 중 1986년부터 붓을 좌수로 잡으셔서 다시 서예를 시작하셨다. 원래 오른쪽으로 쓰시던 분이 왼손으로 글을 쓰려니 제대로 될 리가 없었다. 그러나 이년 후 작품을 만드시고 액자에 담으셔서 처음으로 쓰신 글이 바로 이 對酒憶賀監이다.
오랜 환후를 겪으시면서 한사람씩 떠나는 벗을 생갈할 때 안타까운 마음을 슬퍼하시면서 액자로 걸어 놓으시고 아쉬워 하시던 작품이다.
오늘따라 아버님이 그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