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나의 생각

요새 안식구

eungi5 2013. 2. 26. 05:16

퇴임을 하고 집에 있으니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일들이 눈에 확들어 온다.

지난 12월부터 신실이 조산기운이 있어 집에 와서 조리를 하고, 1월23일 가원이가 출생을 하고, 헌신적으로 딸의 해산구완을 하는 안식구의 모습이 너무도 힘들어 보이는데, 정작 본인은 일에 모든 매진을 하여 1인 삼역, 아니 4역의 일들을 힘차게 해낸다. 엄마로, 할미로, 안식구로 쉴새없이 하루를 어떻게 지내는지도 모르는 것 같다.

밥하고, 빨래하고, 청소하고, 헬스가고, 연서하고 놀아줘야 하고, 애 목욕시켜야 하고......

옆에서 보면 잠시도 쉬는 시간이 없다.

신실이는 파출부라도 들이라지만 들은 척도 않는다. 실제로 파출부가 와도 하루종일 있으면 모를까 크게 도움이 되지도 않을 것 같다.

 

부모의 마음이 그런 것 같다. 자식의 입에 밥 들어가는 것이 아까울 리가 있나. 자식의 힘들어 하는 모습을 맘 편하게 볼 사람이 있겠나.

안식구가 근정이 경무 출산하고, 산후조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허리가 아파 엄청 고생했다. 한 십여년 고생을 했을거다.

그래도 몸이 가볍고 내색을 잘 하지 않는 성품이라 남들이- 가족들이 아픈 줄도 모르고 지낸 것이 부지기수다.

요즘 안식구를 보면 하루 일과가 꼭 그 모습이다.

나라도 좀 많이 도와주어야 하는데, 서재에 앉아 책이나 보고, 글이나 쓰고..... 평생을 뒷바라지 하느라 고생했는데, 일이 끝이 없는 것 같다.

요새는 연서가 동생 샘을 낸다. 엄마나 할미가 가원이 안고 있으면 되지도 않는 말로 바닥을 치면서 내려놓고, 자기와 놀잔다.

보기에 귀엽기도 하고. 그래도 동생 옆에서 머리를 쓰다듬어 주기도 하고 이뻐하는 것 같다.

그래도 참 다행인 것은 가원이가 그렇게 많이 보채지 않는다.

배만 고프지 않으면 늘 자고, 그러다 ‘앵’하고 울면 우유먹이고, 그러면 또 자고.... 코감기가 걸려 콧물을 뽑아내면 엄청 나온다.

연서는 어디가나 인기다. 요새는 특히 스포츠센터에 가면 카운터 언니들이 이쁘다고 난리다. 이 녀석이 사람을 잘 따르니 사실 싫다는 사람이 좀 이상하지.

애들이 있으니 집안 분위기는 활기가 넘치지만, 한가지 안식구가 너무 힘드는 것 같다.

좀 찬찬히 하시오, 아줌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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