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비가 와서 고생을 많이 했는데, 발이 붓고, 물집 잡혔던 곳이 빗물에 불어서 발가락 사이를 지나 위까지 올라왔다. 하기야 미련하게 아파도 걸어가니 물집도 다 없어질 지경이었는데, 저도 그냥 참을 수 없다는 듯 ...
오른 쪽 발만 통증이 오는 거 보면 내 걷는 자세가 바르지 못한 모양이다.
바르게 걸으려 자세를 다잡아 보지만 금방 흐트러 진다.
그래도 처음 보다는 통증이 많이 줄었다.
새벽에 눈을 뜨니 창밖으로 샛별이 유난히 반짝인다.
까만 밤하늘에 별하나만. 오랜만에 보는 금성이다.
일출도 어제 비가 와서 그렇겠지만 그렇게 깨끗할 수가 없다.
진 짜 빛나는 아침이다.
행장을 차리고 어제 저녁을 먹었던 복이네 식당으로 갔더니 아직 문을 열지 않았다.
하기야 시간이 6시반밖에 안됐으니.....
조금 기다리니 아줌씨가 부스스한 얼굴로 나왔다.
얼른 된장찌게를 해 내 온다. 특히 김이 맛있다. 어렸을때 먹었던 기억 속의 맛이다.
오늘의 일정은 감포에서 출발해서 양포까지 가서 일찍 상경하려고 했는데,
이정표를 보니 구룡포까지가 30키로다. 욕심이 난다.
너무 일찍 올라가는 거 보다 시간을 아껴쓰자. 구룡포까지 가는 거다.
주말에 그렇게 많던 사람이 거리에 나혼자만 걷는다.
바람 없고, 시원하고, 차도 별로 다니지 않고 걷기에 딱 좋은 날이다.
해변에 아름드리 해송이 이어져 있지만 노송 두그루를 당나무로 섬기는 모양인지,
할매, 할배 소나무라 이름짓고, 당집까지 지어놓았다. 참 잘생긴 나무다.
식당을 찾지 못해 고생을 하지 않으려고 가게에서 빵을 2개 샀다. 비상용이다.
다니다 보니 주중에는 관광객이 별로 없서 한적한 시골포구에는 밥 먹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밥집 찾느라 점심 시간을 넘기기 일 수 였는데, 요령이 생겼다.
오늘은 빵 2개로 허기를 때웠다.
장기항이다. 포항에 들어선 것이다. 과메기란 글자가 나타난다. 갑자기.
우리나라 고속성장의 밑바탕이 된 두 도시를 댄다면 울산과 포항일 것이다.
울산은 이미 지나왔고, 이제 두번째 도시 포항에 들어 선 것이다.
해파랑길 중에서 포항이 제법 거리가 멀다. 한 사흘은 걸어얄거 같다.
조금씩 절뚝거리며 양포를 지나니 남은 거리가 18키로.
평균 보행속도가 시속 5키로 정도니 서너시간 걸으면 될 거 같다.
두시가 조금 넘어 병포삼거리에 도착했다. 구룡포에서 포항으로 가는 삼거리다. 여기까지가 30키로.
오늘 목표 달성이다.
아이패드로 검색해보니 210번 좌석버스로 타면 포항역으로 바로 간단다.
기다리고 앉았는데 200번은 15분에 한대씩 지나가는데, 210번은 안온다.
옆에 있는 아줌씨한테 물어보니 여기에는 좌석버스를 대지 않는데나... 한 정거장 걸어가서 기다리란다.
아이구....
가서 기다려도 그래도 오지 않는다.
다시 물어보니 210번은 자주 오지 않으니 200타고 가서, 갈아타란다.
아이고 힘들다.
차에 타서 기사에게 물어보니 210번은 두대가 운행되는데, ktx시간에만 맞춰 다닌단다. 어떤 때는 3시간도
기다린다고. 참 이걸 내가 사전에 어떻게 알겠느냐고.
기사가 상세하게 알려줘서 4시 20분 ktx를 탈 수 있었다. 갈아타고 오는데 한 시간 반은 넘게 걸린거 같다.
뱅글뱅글 돌아서 오는데, 차 놓칠까봐 조마조마....
어쨌던 7일째 1/3차 일정을 무사히 마치고 집으로 왔다. 이렇게 맘이 편할 수가.
2/3차여행은 담 주에 실시할 것이다.
오늘의 일정
감포-송대말등대-오류해수욕장-연동마을-소봉대-손재림전시관-양포항-금곡교-구룡포읍사무소 30km
경비 아침 7000원 점심 2000원 기차 37500원 계 46,500원
7일간 도보 총거리 222.1km (하루 평균 30km)
모텔 창 밖으로 떠오르는 태양
평온한 양포항
윗쪽에 할매, 할배 소나무
오류해수욕장- 여러가지 시설을 많이 해놨다.- 다른 곳도 그렇지만
원래 목적지였던 양포항
포항에 들어서다.
소봉대를 묘사한 회재 이언적의 시.
멀리서 바라 본 구룡포읍. 휴 이제 다 왔다.
점심은 이 빵으로.....
'여행이야기 > 국내여행관련'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해파랑길 여행 8일째(구룡포에서 도구해변까지) (0) | 2017.04.27 |
---|---|
해파랄길여행깃발 (0) | 2017.04.27 |
해파랑길 여행 6일째(양남면소재지-감포항) (0) | 2017.04.17 |
해파랑길 여행 5일째(일산해변-양남소재지) (0) | 2017.04.17 |
해파랑길 여행 4일째(울산대공원-일산해변) (0) | 2017.04.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