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강릉에 도착하여 터미널 근처 모텔에서 하루를 지내고 아침 6시 20분쯤 나오니 바로 앞에 해장국집이 벌써 문을 열고 손님을 받고 있다.
원래는 그 옆에 있는 기사 식당에서 아침을 먹으려 했었는데, 순간 이집이 맘에 든다.
해장국 한 그릇 5000원. 싸기도 하다.
정동진 행 버스는 7시에 출발한다니 약간의 여유가 있어 건너 편 편의점에서 비상용으로 빵을 두개 사고
커피를 한잔 샀다. 그전에는 이 놈의 커피가 그냥 한잔에 삼사천원씩 하더니 요새는 천원이다.
그 정도는 되야 우리 같은 서민이 부담없이 먹지.
물건을 사서 나오니 버스가 와 기다리고 있다.
혹시 금방 출발할까봐 신호를 어기면서 냅다 뛰어 갔더니 시간이 되어야 간단다. 그래야지.
요새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가다 보니 아주머니 한 분이 타면서 아마 돈이 모자란 모양이다. 카드기에서 잔금이 부족하단다.
어쩔 줄 모르는 아주머니에게 젊은 기사하는말. 나중에 주세요.
아침 부터 기분이 좋다. 이정도는 되야 세상사는 맛이 나는 거 아닌가.
정동진까지는 약 40분 정도 걸렸다.
거리에는 사람도 없다.
혼자서 오늘의 계획대로 발길을 옮기기 시작.
우리 동네에는 아직 아카시아가 필 생각도 한하는데 이곳은 벌써 만개다.
향이 이렇게 좋을 수가 있나.
옛날 강원도 있을 때 같이 등교하던 이웃집 아이에게 아카시아라고 별명을 지어준 생각이 난다.
아마 지금쯤 한 오십 넘었겠지...
정말 탐스럽다. 바다를 배경으로 한 장을 찍어보았다.
조금 길을 올라오니 6.25 남침 사적탑이 있다. 현충탑이야 어느 지역이나 다 있지만
이곳에 이런 건물이 있을 줄이야.
정동진은 관광객이 하도 많이 몰리기에 호텔이나 모텔이나 엄청 비싸리라 생각하고 어제 아예
강릉에서 잤는데, 오늘 보니 작고 오래된 여관 모텔이 엄청 많다.
오늘 같은 비수기에는 쌀텐데, 사전에 너무 걱정을 했던 것 같다.
하슬라의 의미가 무엇이던가.
정동진을 조금 지나 산길로 안인해변으로 가는 길이 해파랑길인데 또 표지를 찾지 못했다.
어쩔 수 없이 지름길로 안인으로 갈 수 밖에. 안인까지는 원래 9.4키로 인데, 7.3키로에 왔으니 2.1키로 지름길로 온 셈이다. 계산에 넣어야지.
안인해변에서도 도로를 걷다 산길로 올라 오독떼기전수관으로 향해야하는데 역시 길을 몰라 직진. 강동면사무소에서 만나는데, 무려 20여키로를 직진했다. 원래의 길과는 나중에 만나게 된다.
그래도 오는 길에 큰 사찰을 만났다. 燈明洛迦寺.
구모가 엄청 크다. 사찰을 모두 둘러볼 수가 없어 입구 쪽만 보았는데 약수터에서 물 한사발을 먹고,
옆에 관음보살상 앞에 보시그릇이 놓여 있다.
주머니와 가방을 모두 털어 보아도 동정 이천여원이 전부다.
간절한 마음으로 컵에 넣어 드렸다.
이곳도 대한민국의 정동쪽이란다. 이쪽 저쪽에 너무 많다.
관음상 앞에 조그만 그릇.
락가사를 지나오니 강릉 통일 공원이 있다.
군함과 잠수함이 전시되어 있다.
안쪽을 견학을 할 수 있는 모양인데.... 지나쳤다.
오늘 길을 잘못든 두 장소. 안인해변과 다시 만나게 되는 강동면사무소.
강동면사무소는 오독떼기전수관을 돌아오면 이곳을 지나게 되어있다.
그런데 조금 지나 입암성당앞에서 해파랑길 표지판을 만나게 되고,
또 조금 지나 반석교회로터리에서 자전거길과 만나게 되었다.
아이구, 이제야 정상적인 해파랑길 도보여행이 되었다.
강릉교직원 연수원 옆에 엄청 큰 노송이 자리잡고 있다.
몇 살이나 됐을까
강릉항 옆에 눈에 익은 건물이 있더만.
전에 영은이가 결혼식을 올렸던 바로 그 곳.
바로 이곳이었구나.
영은이는 잘 살겠지.
바로 인근에 있는 솔바람다리.
이 다리를 지나면 강릉항이다.
이곳에 도착하니 12시반쯤 되었다.
아침에 사 온 빵을 점심으로 먹었다. 빵 두개만 먹어도 이렇게 배가 부른데....
모르지 저녁 때가 되면 허기가 질지...
특색있게 지어져 지나는 아가씨에게 한 컷을 부탁.
솔바람 다리 옆에 아라나비라는 줄타는 시설이 되어있다.
나중에 타 봐야지.
강릉항을 지나니 정말 온통 커피거리다.
모든 집이 다 커피집이다. 누가 이렇게 이곳을 커피마을로 만들었을까.
강문항에 솟대다리를 특색있게 만들어 한컷 찍었는데.
머야 얘들은. ㅎㅎ
솟대다리에서 한 컷.
경포대를 구경하고 그냥 지나며 오죽헌을 보지 못한 것이 다소 아쉬웠다.
여기 구경하다, 방향감각을 잃어버려 한 동안 길을 헤맸다.
아이패드 없었으면 또 사람잡고 한 참 물었겠지.
차길을 옆으로 피해 솔숲사이에 이런 길을 만들어 두었다.
참 호젓한 길이다. 이런 길은 자주 걷고 싶다.
특히 우레탄포장길이라 걷기가 참 수월하다.
복어의 모습을 참 재미있게 표현했다. 귀엽다.
이 친구는 1톤 트럭을 개조해서 여행을 다닌단다. 혼자서 외로운지 개한마리 데리고...
이렇게 다니고 싶을까... 하기야 나도 혼자서 뭐하는 짓이냐면 할말이 없지.
강릉시의 마크인 것 같다. 잘 만들었다. 어느 곳을 가도 해송이 없는 곳이 없으니....
강릉의 걷는 길이름을 이렇게 지은 모양이다.
좀 가늘긴 하지만 빽빽한 솔밭. 귀한 모습이다.
지난 1,2차 땐 송화가루가 많이 날렸는데, 이번에는 가루는 다 날아가고 길이 참 깨끗하다.
연곡해변에는 여름 손님을 맞기 위해 모래옮기는 작업을 대대적으로 하고 있다.
드디어 오늘의 목적지 주문진에 들어왔다.
멀리 주문진 시가지가 보인다.
오늘은 시작시간이 늦어 좀 서둘렀는데, 중간에 산길을 두번이나 놓치는 바람에 거리는 더 많이 확보를 했다.
아마 이번 여행 중 제일 많이 걸은 것 같다.
원래 6일동안 실시할 계획이었는데, 오늘의 컨디션으로는 5일로도 끝낼수 있겠다.
내일은 주문진해변에서 속초 해맞이 공원까지 43.3km
모래는 속초해맞이공원에서 가진까지 42.4KM
그 다음 날은 가진항에서 통일전망대까지 37.6KM
이대로 될런지는 몰라도 그렇게 되면 전체 해파랑길 여행이 꼭 19일 걸리는 거다.
아직 남은 3일동안도 아무 사고 없이 무사히 마무리되기를 바라면서
오늘 일정을 마친다.
오늘의 일정
정동진, 안인해변, 강동면사무소, 솔바람다리, 경포대, 사천진해변, 연곡해변, 주문진해변
전체 거리 48.8KM(기록이다.)
경비
어제 속초에서 버스 6300
저녁 7000 전체 13300원
오늘 아침 5000
점심 3300원
숙소 30000
저녁 10000 483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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