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25- 27
2박 3일 설악산 등산 여행
한 달여 전부터 설악산 등산 계획의 실천.
25일 오후 2시쯤 창동에서 담재와 함께 승용차로 설악으로 출발했다. 첫날은 호텔에서 자고, 담날은 등산을 하고, 마지막 날 귀경하는 것으로 일정을 잡았다.
공제회에서 운영하는 설악가족호텔에 짐을 풀고, 담재의 從弟 일도씨를 만나 저녁 식사를 하고 첫날을 지냈다. 일도씨는 산악회 가이드활동을 한 등산의 전문가이다. 사실 이번 여행은 고향이 근처 고성이지만 아직 한 번도 대청봉에 오르지 않았다는 담재가 고희를 넘어 대청에 오르겠다는 집념에서 시작한 산행이고, 일도씨가 가이드를 하겠다고 자청하여 이루어 진 것이다. 난 옵저버.
26일. 3시 반 정도에 기상을 하고, 라면과 누룽지를 끓여 요기를 했는데, 욕심으로 좀 많이 먹었더니 산행을 하는데, 엄청 힘들었다. 이런 일은 첨이었다.
4시반 정도에 담재의 동생이 오색까지 데려다 준다고 차를 가지고 왔다. 이래 저래 참 고맙다.
오색에서 출발한 시간이 5시 조금 넘었다. 그런데 배가 불러 등산을 하는데, 이렇게 힘이 들 수가 있나. 숨을 제대로 쉴 수가 없다. 오히려 걱정했던 담재는 조금씩 앞서 가고, 나는 점점 더 떨어지고..... ㅎㅎㅎ 1시간쯤 지나니 몸이 좀 안정이 된다.
오색코스가 5km인데, 첫 1/3이 경사도 28도, 두 번째 1/3이 20도, 마지막이 약 30도 정도이다. 가운데 1/3구간을 지나면서 컨디션을 완전히 회복한 거 같다. 조금씩 쉬면서, 사진도 찍고, 물도 먹고, 지난 번에 가지 않았던 설악폭포도 들리고... 고도 1400을 넘기면서 수종이 활엽수에서 침엽수로 바뀐다. 나무의 높이도 작아지니 시야가 훤해진다. 그리고 살아 천 년, 죽어 천 년 산다는 주목의 고사목도 나타나고..... 첨 산행때는 많이도 힘들었었는데, 코스의 반 정도 지나면서 3사람이 여유롭게 산을 올랐다.
대청에 오르니 3시간 반 정도 걸렸다. 담재는 평소 서울 둘레길을 그렇게 걷더니 크게 힘들지 않게 오른 거 같다. 많이 건강해 졌다. 그리고 70년 숙원했던 꿈을 이룬 것이다. 별로 힘들지도 않게. 잘했다. 오르는 시간도 조금 단축이 되었다.
정상에서 인정샷을 하고, 중청대피소로 내려와 일도씨가 준비해 온 점심 요리를 해 먹었다. 이 점심을 위해서 아예 집에서부터 재료와 코펠 버너까지 완벽하게 준비해왔다. 준비해 온 북어로 국을 끓이고, 누룽지 밥을 삶아 꿀맛같이 먹었다.
난 준비해 간 맥주 한 캔을 먹고, 점심을 또 과식했다. 북어국이 너무 맛있어서. 예휴.....
10시쯤에 하산을 시작. 희운각을 지나- 희운각은 원 건물 앞에 새로 건물을 짓고 있다.- 그림같은 천불동 계곡을 둘러보며 내려 왔다. 비선대를 지나 설악동으로 내려 왔다. 내려오면서 공룡능선에 대한 설명을 일도씨에게서 잘 들었다. 지금은 코로나 사태로 모든 대피소가 문을 닫고 있지만 이것이 풀리면 공룡을 한 번 도전해 보고 싶다. 설악입구에 도착한 것이 3시. 그러니까 오색까지 5km, 설악동까지 11km, 도합 16키로, 10시간 산행을 마무리 했다.
호텔로 돌아와 샤워를 하고, 예약해 둔 횟집-봉포 어부횟집-에 가서 저녁 만찬을 했다. 엄청 먹었다. 기분좋게. 저녁은 담재가 부담했다. 아마 경비가 꽤 나왔으리라.
호텔로 돌아와 편히 쉬고 마지막 날 오전에 상경했다.
생각지도 않았던 이번 산행은 담재에게 큰 의미가 있으리라. 평생의 소원을 이루었으니. 힘이 들기는 했지만 오히려 첨보다 쉽게 등산을 한 것 같아 내게도 의미 있는 산행이었다. 내년쯤 공룡을 갈 수 있으려나....
집에 오니, 윗집 반장네서 소머리 삶아 놓았다고 오란다. 며칠 계속 너무 잘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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