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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만세다.(도보여행 2일째-연천지역)

eungi5 2021. 7. 4. 17:23

7. 3

어유지리에서 신탄리역까지.(휴전선길 2일째)

(출발)

아침에 집에서 자고 어유지리에 도착하니 715. 여기서부터 오늘은 연천구역 평화누리길을 걷는다. 어유지리에 차를 두고, 신탄리까지 간 다음 다시 대중교통으로 이곳으로 와서 차를 가지고 집으로 간다.

어유지리와 삼화리를 지나면 임진강을 만나게 된다.

(임진강 적벽길,-주상절리의 절벽)

경관이 끝내준다. 유유히 흐르는 임진강. 근래 비가 조금씩 오더니 수량도 제법 많다. 지나는 길의 동이리는 지인들이 살고 있는 마을이다. 그냥 지나치기가 뭣해 전화를 해보니 역시나 벌써 다들 들어나가 일을 하고 있다.

조조가 혼이 난 적벽강의 모습이 이러할까? 강의 양안이 깍아지른 절벽이다. 한 이십미터는 되려나.... 절벽의 끝 쪽에 집을 지어 경관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은 듯하다. 폭포가 내려 쏘기도 한다. 참 좋은 모습니다.

(무등리 보루길)

평화누리길은 동이리를 지나 무등리로 이어진다. 이곳은 내가 이십여년 전에 근무했던 학교가 있는 곳이다. 고운 추억들이 쌓여 있기도 하고. 다들 어떻게들 지내는지...

이백 몇 십 미터의 낮은 산이긴 하지만 내게는 꽤 힘드는 구간이다.

정상쪽에 고구려시대에 조성된 작은 성터, 보루가 조성되어 있다. 두군데. 평일이어 그럴테지만 지나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 땀만 뻘뻘. 휴양시설 알맥스랜드에서는 길을 잃어 한 2키로 엉뚱한 길을 돌기도 했다. 겨우 길을 찾아 평화누리길 이정표를 따라가면 그 유명한 전두환 아들의 허브빌리지가 있다. 잘 가꾸어 놓아서 한 번쯤 둘러 볼만 하기도 하다.

(맛있는 콩국수)

허브빌리지에서 북삼리 다리를 건너가면 군남면 소재지이다. 원래 평화누리길코스가 아니지만 이곳이 아니면 점심을 굶을 수 밖에 없다. 지나다 보니 길가에 콩국수 집이 보인다. 엄청 땀을 흘린 뒤라 얼른 들어갔다. 사람들이 두세 팀이 국수를 먹고 있다. 예쁜 주인이 와서 주문을 받고, 조금 기다리자 아주 먹음직한 콩국수가 나왔다. 맛을 보니 구수하고, 국물이 엄청 진하다. 참 맛있다. 먹고 있는데 주방에서 일하는 듯한 주인이 와서 맛이 어떠냐고 묻는다. 이런 친절한 식당, 참 오랜만에 본다. 음식도 맛있고, 친절하기도 하고. 그러면서 자기네 집은 부대찌개가 전문이란다. 다음에 오셔서 부대찌개를 먹어 보라고 권한다. 다음에 지날 때 꼭 들려서 안식구와 같이 먹어야 겠다.

(대한민국 만세다.)

점심을 먹고 지도를 보니 목적지의 반을 조금 넘게 왔다. 열심히 걷고 있는데, 갑자기 오토바이를 타고 가는 나이 꽤나 든 사람이 고함을 지른다.

파이팅! 대한민국 만세다.’

등의 배낭에 작은 태극기를 달고 다니니, 내가 엄청 애국자로 보이는 모양이다. 얼마나 고마운지..... 나도 대답해 주었다. ‘대한민국 만세!’

(신탄리까지)

평화누리길은 차가 다니는 길을 피해 가기 때문에 지방도로 가는 것보다 제법 돌게 된다. 목적지에 빨리 도착하려는 마음이 급해서, 그리고 발도 아파서 산을 오르는 길은 가급적 피하게 된다. 옥계리를 지나는 길이 포장공사를 하고 있어 참 걷기 어려운 길이다. 둘러보니 백여미터 옆 개울가에 깃발이 보인다. 그쪽으로 가면 편할텐데, 귀찮아 힘들어도 그냥간다. 그래도 공사 인부들이 격려의 인사를 해 준다. 참 고맙다.

상리를 지나니 여기도 차탄천변으로 걷는 길이다. 참 한가하다. 녹음을 해 둔 연주곡을 들으며 걸으니 그 음악을 들은 사람들이 인사를 한다. 대광리를 지나는데, 일기예보대로 가랑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한다. 준비해 간 우의를 꺼내 입고 걷는데, 몇몇 지인이 안부 전화를 해온다. 빗길을 우째하느냐고... 고맙다. 신탄리에 도착했을 때는 제법 주룩주룩 내린다. 덥지 않아 다행이다.

오늘은 여기서 집으로 돌아간다. 이틀 동안 경기도 길을 다 걸었다.

발도 아프고 다리도 아프고.... ㅎㅎ

다음은 강원도 도보여행이다. 철원, 김화, 화천, 양구, 인제, 고성..

 

오늘의 여행

거리 43km.

코스: 파주 어유지리삼거리, 연천 삼화리, 마전리, 동이리, 임진강 절벽강변, 무등리 보루, 군남면, 옥계리, 상리, 대광리, 신탄리역.

여행시간: 9시간.

경비: 점심 7000, 버스비 2300. 9,300. 누계 33,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