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9일
평화누리길 철원- 김화 구간(3일차)
집에서 아침 첫차로 어유지리까지, 또 거기서 첫차로 전곡까지, 전곡에서 39-2번으로 신탄리까지 오는데, 7시 50분경에 도착했다.
아침에 참 기분이 좋은 것이 전곡에서 39번을 타는데, ‘어서오세요’ 큰 소리가 들린다. 운전기사가 머리를 노랗게 물들인 아줌마 기사인데, 정말 신나게 인사를 한다. 가끔 인사를 잘하는 기사를 보지만, 이렇게 친절하게 경쾌하게 인사를 잘하는 아줌씨 기사는 또 첨이다.
‘친절한 기사를 만나 참 기분좋게 아침을 맞습니다.’하니 ‘고마워요, 당연하잖아요...’한다. 이 차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은 모두 기분이 참 좋을 거 같다. 아침에.
8시에 신탄리를 출발하는데, 가랑비가 오기 시작하더니, 제법 주룩주룩 내린다. 고생하겠구나 생각했는데, 한 2, 3키로 가니 그친다. 고맙다. 그때부터 하루종일 비가 내리지 않았다. 그것도 고마운 일.
10키로쯤 지나니 노동당사다. 오랜만에 보는 건물. 시간은 10시를 가리키고 있다. 아침을 5시 넘어 먹었으니, 경험상 지금쯤 밥을 먹어야 고생을 안한다.
그런데 주변에 식당이 없다. 빵을 사 먹을까 하다 매점 주인에게 물어보니 조금 가면 식당이 있단다. 그래서 찾아간 곳이 ‘아름다운 동행’식당이다.
아름다운 동행 식당에서 점심.
노동당사에서 한 2,3키로 떨어졌을라나... 87번과 464번 길의 삼거리의 안쪽에 아름다운 동행이란 식당이 보인다. 불이 켜져 있어 들어 갔더니 식사가 된단다. 얼른보니 돈까스와 오징어 덮밥이다. 그래도 밥을 먹어야지. 주문을 하고 잠시 기다리는데, 계란 후라이를 좋아하느냐고 묻는다. 그렇다고 하니, 먼거리 여행을 하시는 거 같은데, 한 개 더 드리려고 한다고. 고맙다. 조금있다 식사라 나오는데, 정말 먹음직스런 모양이다. 그러면서 스프는 돈까스에 나오는데, 그냥 드린다고. 또 고맙고. 밥을 먹는데, 사장님 와서 하는 말씀, 아침에 어머니가 따온 오이라고 여행중에 드시라고. 아니, 이렇게 고마울 수가. 아침에 펜을 가져 오지 않아 혹시 펜 여분이 있느냐 물으니, 2개를 가져와 쓰시란다. 1개만 달래도 그냥 주심다. 참.
나오려는데, 혹시 커피 드시려는나고 또 묻는다. 보니 돈은 안받을 거 같고, 그냥 됐다고 하니 우정 아메리카노를 만들어 그것을 캔으로 제작에서 한 통을 안긴다. 아니 강원도가 이런가, 아니면 철원의 인심이 이런가.
참 놀라서 길을 가는데, 한참을 가다 문득 생각이 나는 것이 식대를 주지 않고 왔다. 이런 실수가..... 뒤로 돌아가기도 그렇게 김화읍에 거의 다와 인터넷 검색을 해서 몇 시간 후에 전화를 했더니, 그것까지도 서비스로 드리겠단다. 도저히 아니라고 해도, 다음에 오실 때 주시란다.
다음에 도저히 안올 수가 없을 거 같다. 참 고마운 사람들이다.
배낭에 꽂고 나니는 태극기 때문인가, 나이들어 보이는 사람이 먼거리를 걷는다니 애처러워 그런가......
금강산길.
노동당사를 지나 걸으면 금강산길이다. 도로가 거의 일자로 끝이 없이 이어진다. 햇빛을 피할 그늘도 없다. 이런 길은 참 힘들다.
이길리 검문소부터 도창리 검문소
25키로 지점쯤에 이길리 검문소가 있다. 군인들이 하는 말이 철원 군민이 아니면 통과할 수 없단다. 이럴 수가. 한참을 실갱이를 하더니 한 군인이 얼음 믹서커피를 타와서 드시라며 다음 검문소가 있는 도창리까지 차로 모셔 주겠단다. 오늘은 이렇게 도움을 많이 받는다. 두 검문소 사이를 차로 이동하였다. 한 4키로 되려나.
그런데 잠시 보니, 지나가는 주민인듯한 사람들이 아이스하드를 한 주머니 사 군인들에게 들이민다. 이 더운 날씨에 얼마나 고맙겠는가.
철원에서 보는 것이 참 좋은 인상을 받는다. 뭘 물어도 서로 알려 주려고 하고, 첨 보는 사람인데 커피 한 잔 먹고 가라고 하고.....
정말 여행을 해보면 특별히 이런 곳이 눈에 띄는 경우가 있다.
이런 곳에는 참 살고 싶다.
참 친절한 지역주민들
5번국도를 따라 김화읍으로 향하는데, 화강변을 걷는다. 지형을 살펴보니 강변으로 걷는 것이 지름길일 거 같아 길옆에 제초작업을 하다 잠시 쉬고 있는 분들에게 길을 물었더니, 4분이 모두 큰 관심을 보이며 서로 알려 주려고 난리다. 요렇게 가면 어떻고, 저렇게 가면 어떻고..... 참 친절하고 고마운 사람이다.
쭉 가다 화강을 가로 질러 돌다리가 있다. 강을 건너니 건너편에 쉬고있는 분들이 굳이 커피를 먹고 가란다. 갈증이 심한 상태라 커피를 사양하였다.
참 인상이 좋고 친절한 김화, 철원 사람들.
빨래까지 다 해주는 여관집 주인.
김화읍사무소에서 오늘여행에 대하여 문서작업을 하고 나와보니 주변에 숙소가 없다. 천상 와수리까지 가서 숙소를 잡았다. 터미널 바로 앞에 있는 여관. 그린파크였나....
하루 35,000원을 달란다. 빨래해서 말려야 하니 선풍기가 있어야 된다고 하니, 여관집 주인이 하는 말, 그런 거 내가 다 해줘요. 걱정말고 다 벗어달란다. 한 80정도 되었을라나....
대한 민국 전체를 다 돌아다녔지만 빨래까지 빨아주는 여관은 첨이다. 도대체 이렇게 친절해도 되는건가.....
와수터미널까지 가서 오늘 쉬어야 겠다.
낼은 화천군청까지다.
오늘의 여행
거리 38.9km
시간: 7시간 55분
코스: 연천 신탄리역- 노동당사- 이길리-도창리- 김화읍- 와수리
경비 차비 4200원, 숙소 35000원, 저녁 13000원 계 52,200원(점심값 외상 10,000원) 총계 85,300원
기차가 다니지 않는 신탄리역-언제쯤 개통되려나.
겨울철이어야 역고드름을 볼텐데.
고운 추억과 감사한 마음을 남겨 준 '아름다운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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