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30
이번 여행의 피크는 지리산 등산이다. 언젠가는 올라야지 한 것이 이날 오르게 되었다.
바래봉은 다녀왔지만 겨우 1100미터. 지리산 천왕봉은 1915미터이다.
한라산도 쉽게 올랐지만 두 번째로 높은 산 지리산이다.
천왕봉까지 5.4키로. 들머리가 6백여 미터이니 약 천 삼백 이상을 올라야 한다. 그리고 장터목대피소를 거쳐 하산하는 코스를 택했다. 전체가 약 12키로 정도이다.
아침 6시 30분에 집에서 출발했다. 경무 유치원때 도봉산을 오른 후 부자가 같이 등산을 하는 것이 첨이다.
신령한 산 지리산을 오르는 이날은 아침에 부슬부슬 비가 내린다. 우의를 준비하고 오르기 시작한 시간이 아침 8시.
중산리 탐방지원센터를 출발해서 칼바위에서 오른쪽으로 법계사쪽으로 오른다. 안내판에서 본 것과 같이 빨간색 힘드는 구간과 검정색 매우 힘드는 구간으로 그려져 있는데, 정말 만만찮다. 비가 그치는 것 같아 우의를 벗으니 엄청 시원하다. 로터리대피소를 지나고 법계사는 오르니 천년을 살고, 죽어서도 천년을 간다는 주목 고사목이 나타난다. 하늘이 맑아주었으면 참 고마울텐데, 그런 호강까지는 주지 않는다. 온통 운무로 가득하여 멀리 보이지를 않는다.
그런데, 등산객 대부분이 여인네다. 남자는 열에 한 둘 정도. 웬 여인들이 이렇게 산을 오르는가.....
3시간 38분만에 정상에 올라 인증샷을 하는데, 신발 바닥이 없어졌단다. 세상에... 웬일이래..아예 한쪽은 신발 바닥이 없어져 버렸다. 주변을 돌아보아도 보이지 않는다. 어쩌랴, 그냥 걸어야지.
한쪽에는 마침 법계사에서 산신제를 지내고 있다. 수 십 명의 신자들이 모여 소원을 빌며 산신제를 지내고 있다. 불교와 관계가 없다고는 하지만 경건한 마음으로 마음 한 조각을 기원해 보았다.
지리산신령님이시여. 우리 모든 가족에게 건강한 한해가 되게 해 주소서.
둘이서 준비해 간 김밥과 맥주 한 캔을 먹고 나니 산신제를 거의 마친다. 참석한 사람들에게 모두 나누어 주는 음식을 몇 가지나 먹었다. 오랜지, 배, 사과.....
천왕봉에서 장터목방향으로 1.7키로 하산을 하는데, 이곳이 개괄지로 고사목과 볼만한 경관이 참 많은 곳이다. 한참 구경하며 내려가는데, 신발 바닥이 또 떨어져 나간다. 그러지 않아도 체중에 제법 나가는 아이가 발이 얼마나 아플까.... 다행히 마지막 바닥을 끝까지 견뎌 준다.
장터목까지는 그런대로 힘들지 않게 내려 왔는데, 그 다음 코스가 경사가 급한 돌길이어서 아이가 엄첨 힘들어 하고, 또 뭔 전화와 문자가 그렇게 오는지 시간이 딜레이 되고, 걸음을 못걸으니 또 더 늦어지고..... 이 코스는 정말 힘드는 코스다. 장터목코스는 다시는 오지 않으리.
힘들게 내려오니 전체 12키로. 시간이 8시간 정도 걸렸다. 정상적인 상황이었으면 1시간 이상 줄였으리라.
어쨌던 최고의 명산 지리산을 이렇게 또 올랐다. 아직 산행을 할 수 있는 건강을 유지함을 고맙게 생각하며 아들과 둘이서 한 이 산행은 오래도록 기억될 거 같다. 맨발로 산행하지 않은 것만도 하늘에 고마워해야지.
하산 후 고깃집에서 저녁을 먹고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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