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이야기/생활이야기(2006이후-)

깊어가는 가을에 1

eungi5 2009. 10. 11. 20:36

  이곳의 가을은 보통 추석 한가위 열흘전 쯤 시작된다. 그 때쯤부터 밤이 떨어지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주변에 밤나무가 많지만 가족들은 언제 어떤 나무부터 밤이 떨어지기 시작하는지 알고 있다. 그리고 어떤 나무 밤이 알이 굵은지, 단단하고 맛이 있는지도 알고 있다. 요즘에는 배낭을 짊어진 중년이 지난 사람이나 노인들이 온 산을 헤매고 다니지만 그 친구들이 오기 전에 가족이 다 줍는다. 집 바로 뒤편에 있는 나무의 밤이 제일 굵어서 차례에는 그 밤을 사용한다.

  밤이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은행도 떨어진다. 다른 은행나무는 아직 그대로 있는데 유독 우리 은행나무만 일찍 떨어진다. 수령을 약 삼백년정도 추정하는데 지난 2년 정도는 해걸이를 하여 한 가만 정도 거두었지만 올해는 갑절 정도는 될 것 같다.

  작년부터 열리기 시작한 감도 색깔이 점차 붉어져 간다. 지난 여름, 바람이 엄청 불어 감나무과 대추나무가 많이 기울어졌지만 바로 세워 기둥을 받쳐 두었다. 올해는 감도 엄청 달려 가지가 축 쳐졌다.

  가형께서 운영하시는 약품회사에서 몇해전부터 고무 탄저병이난 역병을 방지할 수 있는 미생물을 개발하여 올해까지 무료로 보급하고 있다. 고추 120대를 심어 미생물을 사용하여 길렀더니 병 하나도 안하고 태양초 한 30근 정도 수확했다.

  올해는 유난히 배추와 무도 잘 자란다. 배추는 벌써 속이 들어 차고 있다.

이렇게 또 한 해가 또 지나가는 모양이다. 한 해, 한 해 지나가는 것이 꼭 쏜살같다. 크게 아쉬울 것도 없긴 하지만 약간 쓸쓸해 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양주골 낙안재의 가을 모습을 소개한다.

 

 다닥 다닥 열린 감.

 

 마지막 딴 끝물 고추

 

 수없이 떨어진 은행 알. 같이 갈라 먹었으면 좋겠는데.... 희망자 있나?

 

 속이 들어차기 시작한 배추

 

 잘 자라고 있는 무.

 

 마지막 남은 고추대 모습- 이 녀석들은 풋고추용이다.

 

 한 골 심은 고무마. 한 겨울 간식용이다.

 

 아직 자라고 있는 노각오이.

 

 요즘꽃피고 있는 우각 선인장. 꽃이 참 특이하다.

 

 마당에서 놀고 있는 닭, 강아지, 고양이. 이 넘들 모두 친구가 되어 사이좋게 잘 지낸다.

 

 이 녀석은 이름도 모르는데, 꽃이 참 이쁘다. 누구 이름 아는 친구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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