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작은 애 생일이라 가까운 식당에서 가족끼리 식사를 했다. 우리 나이쯤 된 친구들 대부분이 그렇겠지만 보통 애가 두셋이 고작이다. 우리 세대는 보통 형제가 대여섯은 되고, 살기가 어려울 때라 미역국 한 그릇이 고작이었으나, 요즘은 귀한(?) 애들이라 생일날이면 외식을 하게 된다. 애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옛날 부모님과 있었던 일이 문득 생각난다.
작고하신 선친께서는 밖에서 약주라도 한 잔 하신 날은 의례히 육남매를 불러 앉혀 놓고 선현들의 말씀을 해 주시곤 하셨다. 보통 이미 늦은 시간이라 어른 앞에 앉아 두어시간-더 길 때도 있었지만-을 견디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시간이 그렇게 아쉬울 수가 없다.
‘아, 그때 좀 더 많은 말씀을 듣고, 더 많이 기억해 두었더라면........’
우리 밀양은 안동과 함께 영남의 제일 유학의 고장이다. 누구든지 부모님께서 해주신 금과옥조같은 말씀들을 기억하리라.
‘생일이란 내가 태어 난 날을 다른 사람들에게서 축하받는 것이 아니고, 나를 이 세상에 있게 한 부모님께 감사하는 날이다.‘
‘칠십이된 노래자란 사람은 자신의 고희연에서 아직도 살아계신 부모님앞에서 오색 반란 의복을 입고, 어린아이 춤을 추며 부모님을 즐겁게 해 드렸다.’
‘순 임금은 어리석은 아버지와 계모, 그리고 이복 동생의 학대에도 불구하고 지극한 효도를 하여 가정을 화목하게 하고, 나중에는 임금이 되었다.’
‘부모에게서 받은 내 몸은 함부로 홰손해서도 않되고, 더더구나 욕을 당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 세상에 제일 큰 효도는 선한 행동을 하여 부모의 이름을 드높이는 것이고, 제일 큰 불효는 잘못을 저질러 남에게서 욕을 당하여 부모를 욕되게 하는 것이다.’ 등등
이 날 가족들과 이런 이야기들을 나누며 모처럼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이 세상 어떤 부모가 자식의 행복을 바라지 않으랴.
자녀의 행복을 위하여 많은 삶의 지혜를 주어야 될 것이다.
내가 교육계에 종사하고 있지만, 이 세상에서 제일 크고 중요한 교육은 가정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이다. 가정교육이 제대로 된 아이들은 어디가 달라도 다르다.
좀 챙피한 이야기지만 이 나이에 아직도 어머니의 꾸중을 듣는다.
어머니는 자식의 잘못된 행동을 용납하지 않으시고 바로 꾸중을 하신다.
팔십중반에 무릎이 아파 잘 다니시지도 못하면서 생활하시지만, 가시고 나면 많이 후회가 될 것 같다. 지금부터라도 바르게 살려고 노력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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