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주말인데도 결혼식 청첩이 없는 날이다. 실컷 느긋하게 늦잠자고 일어나 아침 먹고 나니 안식구 교회 간단다. 몇주전부터 윗집 애 엄마와 쑥덕대더니 집 애까지 세사람이 같이 나선다.
그러면 난 뭐하나.
시간 난 김에 뒷산에 오르기로 했다. 우리 뒷산, 마치산은 높이가 588.4m 쯤되는 야트막한 산이다. 다른 산과 달리 전체가 흙으로 된 산이기 때문에 산행을 하는 사람에게 큰 무리가 없다. 대부분 하산할 때 무릎에 부담을 많이 느끼는데, 이 산은 그런 부담이 없다. 또 한가지 좋은 점은 잘 알려지지 않아 산행을 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정상에 거의 도착할 때까지 한 사람도 만나지 못한 정도이다.
집의 개, 아롱이 모자를 데리고 여유롭게 산에 다녀왔다. 정상에 도착하니 세 팀 정도가 이미 자리를 잡고 점심식사를 하고 있었다.
우리 겁쟁이 아롱이, 그 사람들이 뭐란다고 가까이 오지도 못하고 멀리 앉아 멀뚱이 보고만있다.
에이, 그래도 영악한 거 보다는 낫다 생각하고 위안을 삼는다.
오르는데 시간반, 내려오는데 한시간, 약 두시간 반 만에 집으로 돌아왔다.
오늘은 소리를 많이 질렀더니 목이 제법 아프다.
점심 먹고 간단히 午睡를 취한 동안 안식구가 양지쪽에서 아직 살아 있는 냉이와 씀바퀴를 한 웅큼 캐왔다.
요즘 먹는 이 나물들이 정말 별미다. 주로 생것으로 먹는데 향도 그렇고 씹는 느낌이 죽인다. 된장에 넣어 냉이 된장도 끓여 먹었다. 이 나물만 있으면 다른 반찬이 특별히 필요없는 것 같다.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야 어쩔 수 없겠지만 촌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함 권하고 싶다. 땅이 꽁꽁 얼기전에 겨울별미 맛 보라고.
어제는 여자 핸드볼팀이 노르웨이를 짜릿하게 이기더만 오늘은 항가리와 비겼다. 그래도 잘 했다. 우리 대한의 딸들 수고했다. 낼 모래 루마니아전이 기대된다.
반찬이 이래가지고야 원.......
냉이 씀바퀴 아싹아싹한 맛이 사람 직인다.
맛은 괜찮은데 모양은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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