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규는 어려서부터 가정이 어려워 초등학교 정도 나오고 직업전선에 뛰어드는데, 배운 것이 카센터에서 차량정비를 배웠다. 군대 갈 때까지 몇 년 그 생활을 하다 마침 군에서도 운전병과 정비쪽에서 일을 해서 기능을 많이 익혔다. 재대 후 몇 년을 카센터에서 일을 하다 독립을 해서 자신의 카센터를 갖게 되었다. 몇 년 동안 열심히 노력한 결과 제법 단골도 생기고 저축도 조금씩 하게 되었다.
경제적인 여력이 생기자 수 십 년간 기름과 함께 했던 생활이 싫증이 나기 시작했다. 싫증이라기 보다 친구들은 대학나오고 좋은 직장에서 일하고 있고, 어떤 친구는 개인 사업으로 엄청 큰 돈을 벌기도 했고, 동창의 모임에 가도 저보다 못한 친구는 하나도 없었다. 이야기 화제도 뭔 어려운 소리만 늘어놓으니 낄 수도 없고 재미가 하나도 없었다. 다른 친구들은 노래방이니, 2차니 3차니 가도 인규는 곧장 집으로 돌아갔다.
한 동안 방황하던 인규는 ‘사람이 이렇게 살 수는 없다.’하여 삶의 의미를 찾아 헤멘 끝에 스스로 정한 것이 ‘매일 마누라를 웃게 만들기’이다. 카센터로 돈을 벌면 시내에서 유명하다는 식당을 찾아 부인이 좋아하는 음식부터 시작해서 좋은 옷, 경치 좋은 곳을 같이 다녔다. 1차만 끝나고 불이 나케 집으로 돌아가는 이유가 술 한 잔하고 부인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드라이브하는 것을 특히 좋아한다나?
이 세상 어떤 가정이 부인이 즐거운데 화목하지 않을 가정이 있겠는가. 부인한테 잘 해주니 당장 큰 소리 날 일 없고, 기분 좋은데 당연히 밥상 좋아질테고, 이런 가정에서 자라는 애들 속썩일 일 없을테고..........
이 가정이 나중에 모두가 부러워하는 그런 가정일 것은 뻔한 일.
--------------------------
이 이야기는 ‘김정현’이라는 작가가 지은 ‘아버지의 눈물’이란 책에 나오는 주인공의 친구 인규의 이야기이다.
사람사는 것이 뭐 별거겐나. 젊어서는 맘에 맞지 않는다고 고함도 지르고 티격태격하기도 했지만 지금 와서 생각하면 다 부질없는 일. 지금이라도 마누라 말 잘 듣고 조금만 맘쓰면 저녁 밥상이 달라지는데. 혹시 아직도 언성높이는 친구들 있으면 당장 꼬리 내립시다. 술 취해서 밤늦게 들어가서 또 혼나지 말고.
요새 양주골 낙안재 모습 사진 몇 장 올립니다.
앞 화단의 데이지와 펜지밭
지난 주에 오셔서 새벽잠 없으시니 텃밭에 잡초하나 없다.
요새 낙안재.
'생활이야기 > 생활이야기(2006이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난에 꽃대가 올라왔다. (0) | 2010.07.15 |
---|---|
애들 결혼때가 다 되어가니........ (0) | 2010.07.13 |
작은 연주회 (0) | 2010.05.21 |
산당화와 라이락 (0) | 2010.05.05 |
할머니와 사탕 (0) | 2010.05.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