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가지 병이 있다.
TV를 보다가 맛있어 보이는 음식이 나오면 꼭 먹어야 잠이 온다는 거다. 그려러면 차라리 도시에 살던지 지가 좋아 촌에 살면서 어쩌란 말이냐는 푸념을 들으면서도 그 병이 낫지 않는다.
두어 달 전에 청국장이 TV 프로에 나왔다. 어느 식당에서 청국장을 그렇게 잘 한다나 뭐라나......
아파트에서는 꿈도 못 꿀 청국장을 만들기로 하고, 그 다음 날 바로 콩 쑤어 볏짚을 위에 넣어 안방에 전기장판으로 싸서 두었다. 그런데 떠떴하게 며칠을 두면 진이 나고 청국장 냄새가 진동을 해야 하는데 이게 꼼짝도 안하고 그대로 있는 거다. 삼사일 지난 다음 결국 진이 하나도 나지 않은 것을 버리기는 아깝고, 먹으려니 맛이 없고, 결국 계륵이 되어 나중에 버리고 말았다.
도대체 원인이 뭔가하고 궁리하던 중 어떤 사람이 방문을 활짝 열어 환기를 계속 시켜야 한다고 알려 주었다.
며칠 전 다시 청국장 만들기 작전에 돌입하여 방문을 활짝 열어 두었더니 과연 사흘이 지나니 콤콤한 특유의 청국장 냄새가 나기 시작하고 끈적끈적한 진이 엄청 나는 것이다. 성공이다.
대부분 집에서 청국장을 만들기가 어렵기 때문에 사서 먹는데, 집에서 청국장 만들어 놨으니 먹고 싶은 사람 오너라. 같이 함 맛있게 먹자.
다들 요즘 건강에 관심들이 많아 상식적으로 많이들 알고 있듯이 청국장에는 성인병, 당뇨병, 항암효과, 노화방지 등 건강에 엄청 좋다고들 하는데, 진짠지는 모르겠고, 여하튼 고향의 맛이라 언제 먹어도 맛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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