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이야기/생활이야기(2006이후-)

감자 삶아 먹자.

eungi5 2011. 7. 8. 20:09

오늘 감자를 캤다. 지난 주 큰 집에 갈 감자를 1차로 캐고 오늘 마지막 남은 감자를 캤다.

농부가 봄에 씨앗을 뿌리는 이유는 가을에 수확을 하는 기쁨이 있기 때문이다.

백여평 남짓되는 텃밭에 푸성귀 약간 심는 것 가지고 뭐 수확의 기쁨이라고 까지 표현할 것이 있을까마는 실지로 호미로 감자나 고구마를 캐는 맘은, 그 양이 얼마가 되던 간에 즐거움이 한 가득이다.

사실 하지에 감자를 캐는데, 오늘은 하지가 벌써 두주일이 지났다. 장마 중이라 마침 오늘 날씨가 반짝 개였기에 온통 풀밭으로 변한 감자밭에 연수 재워놓고 두 내외가 달려 들었다.

감자 줄기는 허물어 졌고, 고랑에 풀이 한가득이다. 내가 고랑에 있는 풀과 줄기를 제거 하면, 안식구가 감자를 캔다.

‘보이소, 이 놈은 참 굵어예.’ 즐거워하는 모습에 오히려 내가 더 즐겁다. 두어 고랑 심은 감자가 수확이라고 해봐야 얼마나 되겐나 마는, 눈치가 ‘큰 집은 지난 번에 가져 갔으니, 이번에는 막네네와 근정네, 경무네 보내야지.’ 생각하고 캐는 것 같다.

생각하는 것이 남자보다 낫다. 촌에 사는 재미가 이런 거 아니겐나.

감자 캐고 김장 심을 밭 깨끗이 정리하고 나니 속이 시원하다.

오늘은 햇감자 삶아 맛 보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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