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이야기/생활이야기(2006이후-)

애들이 다 그렇지 뭐.

eungi5 2011. 10. 28. 22:49

애들이 다 그렇지 뭐,

 

아침에 출근 길.

학교에 도착하여 주차하고 현관을 들어 가는데. ‘우리 아이 지킴이’분이 애들에게 뭐라고 주의를 준다. 보니 현관 출입관계.

우리 학교는 각기 학생이 출입하는 문이 따로 있고, 중앙 현관으로는 학생들 통행금지다.

그렇지만 가끔 애들 다니기도 하는데, 모르는 척하는 경우가 많다.

오늘의 경우

여학생 4명이 현관에서 실래화를 갈아 신고 지킴이 분과 이야기 나눌 때 내가 갔다.

“너희들 왜 여기 있니?”

한 여학생이 하는 말

“여기서 실내화 갈아 신고 저쪽으로 가려고 합니다.”

아니 요런 맹랑한 놈이 있나. 뻔히 이 문으로 들어가려고 하고선 거짓말을 한다.

“너 다시 한번 이야기 해 봐라. 여기 왜 있니?”

“여기서 실내화 갈아 신고 저쪽으로 가려고 했습니다.”

또 같은 대답이다.

이건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몇 번 더 물어 보아도 똑같은 대답이다.

그래서 같이 서 있던 다른 학생에게 똑같은 질문을 했더니, 이 녀석은 우물쭈물 말을 못한다.

세 번째 녀석에게 같은 질문을 했더니 첫 번째 애와 같은 대답을 한다.

“여기서 실내화 갈아 신고 저쪽으로 가려고 했습니다.”

이것 참 큰일났다. 어째서 애들이 이렇게 능껌스럽게 거짓말을 할까.

마지막 네 번째 아이에게 똑같이 물어봤더니

“사실은 교감선생님, 이 현관으로 들어 가려고 했습니다.”

이 아이는 바르게 대답을 한다.

거꾸로 다시 애들에게 물어 본다. 세 번째 녀석, 두 번째 녀석이 순순이 인정을 한다.

첫 번째 녀석. 인정하지 않으려한다.

폭발하려는 맘을 추스르고, 교무실로 애를 데리고 갔다.

다시 물으니 그때서야 눈물을 흘리면 인정을 한다.

옛날 우리 선조들은 거짓말하는 것을 제일 나쁘게 생각했단다. 도산 안창호선생은 꿈에서도 거짓말을 하지 말라고 하셨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다시는 거짓말을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눈물을 흘리면서 했다.

애를 교실로 보내고 난 후 옆에 있던 선생님 한 분이

“교감선생님, 그 여학생 시설에서 생활하는 학생입니다.”라고 말한다. 옛날의 고아원이다.

딱한 마음도 들지만 앞으로 긴 인생을 살아가는데 오늘의 일이 큰 교훈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학교에서 생활을 하다 보면 잘못을 저지른 학생들 대부분이 남의 탓, 친구의 탓으로 돌리고 쉽게 거짓말을 하는 경우가 많다. 큰 잘못도 아닌데 말이다. 우리 어른들 역할이 참 중요하다. ‘애들이 다 그렇지 뭐.’하고 그냥 넘어가서는 더 큰 잘못을 쉽게 저지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미래가 그들의 어깨에 달렸으니 더욱 바르게 키워야 할 것이다.

우리 다빈이 앞으로 바르게 성장해서 큰 일꾼이 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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