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이야기/생활이야기(2006이후-)

땡삐의 습격

eungi5 2012. 7. 23. 15:14

세상에 살아나간다는 것이 어찌 보면 참으로 힘들고, 대단한 의미를 지닌 듯하고,

어찌 보면 허무하기 짝이 없기도 하다.

특히 건강에 아무 이상이 없을 것 같은 사람이 갑자기 쓰러져 혼수상태에 빠졌다면 , 세상에 머 이런 일이 있을까 싶기도 하다.

 

지난 7월 15일.

윗집에 사는 규돈이가 지나가며 가겟집 상동씨가 벌에 쏘여 식물인간이 되었단다.

가겟집 상동씨는 이 마을에 이사와서 보니 참으로 만나기 힘들게도 밀양의 가곡동에서 같이 살은 나보다 3년정도 선배가 되는 분이다. 처음엔 서로 몰랐지만 억양이 비슷해 이야기 나누다보니 한 마을에 살고 있었던 동네 선배였다.

십여년을 가끔씩 소주도 한 잔씩 나누며 다정하게 지냈 사이다.

참으로 건강했던 분이고, 특히 소시적에는 한 주먹꽤나 한 분이다.

이야기를 들어 보니

그날 오후 집 뒤 잡초를 뽑고 있다가 집으로 들어 오면서 뒷 덜미를 벌에 쏘였다고 하더란다.

전에도 그런 적이 있기에 부인이 운전해서 병원에 가는 중, 이미 얼굴이 백납같이 변하고 졸도를 했더란다.

아버지를 안고 있던 아들이 정신을 차리라며 아버지를 부르면서 가는 중 아마 이미 쇼크가 일어나 심장이 멎었더란다. 한 이십분 정도. 

병원에 도착하여 전기 충격기로 겨우 심장은 살려 놓았지만, 이십분이나 산소가 공급되지 않은 뇌는 어떻게 될까.

지방의 작은 병원에서 어떻게 처치할 방법이 없어 서울의 큰 병원으로 옮기려 했으나 소위 말하는 대학병원급 종합병원은 응급실 자체가 없더란다. 천호동에 있는 종합병원에 옮겼을 때 또 심장이 정지가 되어 다시 전기 충격으로 살렸단다.

저 체온의 방법으로 소생을 시도해봤으나 아무 소용이 없어 일주일 뒤 집 가까운 요양병원으로 옮겼단다.

가족으로서는 세상에 이렇게 허무할데가 있나.

형편이 여유가 있는 것도 아니고.... 참 딱하고 마음이 아프다.

하늘이 기적을 베풀어 다시 소생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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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집에서 주목과 회양목 등 전지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무릎이 따끔하기에 보니 벌에 쏘였다.

전에 한 십여년 양봉을 했기에 벌을 겁내거나 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벌이 보이지 않아 주목가지를 헤집어 보니, 땡삐 수십마리가 윙윙그린다.

양봉을 그만 둔 지, 십년 가까이 되어 소면이고 뭐고 장비가 아무것도 없다.

할 수 없어 119에 전화를 해서 처치해 줄 수 있느냐 물어보니 십여분만에 집에 들어 닥쳤다.

소방수 한 명이 밀폐된 우주복 같은 옷을 입고 나무 밑에 붙어있는 벌집을 제거하고 에프킬러를 뿌려 완전히 제거했다. 그리고 집 주위를 돌아가며 벌집이 있나없나 확인하고 완전히 확인한 후 돌아 갔다.

역시 우리나라 119는 참 고맙다. 존경받을 만 하다.

특히 손녀가 아장거리며 다니는데 벌에 쏘였으면 우짤뻔핸나.

 

 벌집하나 제거하려고 이렇게 큰 불자동차가 출동하다니 미안해서.....

 

 밀폐된 우주복입은 119아저씨. 나는 집 안에서 자신 찍는다. 겁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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