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이야기/생활이야기(2006이후-)

늙으면 고마워서 산다

eungi5 2006. 10. 2. 16:59

요즘은 퇴근 후 안식구와 한두시간 배드민턴을 친다.

특별히 운동할 장소도 없어 택한 것이 쉽게 할 수 있는 배드민턴이다.

주변을 보면 달리기, 걷기, 공운동 등 남녀노소 구분없이 모두들 열심이다.

 

어제는 한참 운동을 하고 있는데 몸이 불편한 한 부인(60세 정도)과 남편인 듯한 중년이 산책(?)을 하고 있고,

80대로 보이는 할머니 한 분이 그 뒤 조금 떨어져 따라 오고 있었다.

가만히 보아하니 뇌졸중의 부인을 운동시키는 남편과 시어머니인 듯.

그전 사정이야 어찌되었건 병색이 완연한, 보행도 매우 불편해 보이는 부인을 조용히 부축하는 남편이나,

그 뒤를 걱정스럽게 따라가는 할머니의 모습이 참 아름답게 보였다.

 

長病에 효자없다는 말이 있다.

자식은 그러하겠지만, 부부나 부모의 마음은 그렇지 않는 것.

서로 걱정하고 다독이며 살아야 할 것 같다. 

 

이제는 이뻐서 사는 게 아니라 고마워서 사는 것 일게다. 

60밑자리에 든 나이. 짝꿍을 잘 챙겨야 될 것 같다.

아무리 불편한 몸이라도 혼자인 것 보다 천번 나을 것이다.

하물며 건강한 노후를 같이 보낸다면 금상첨화가 아니겠는가. 

하얗게 나이 든 노인 부부가 손잡고 걷는 모습이 새롭게 보이는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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