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음력 3월이면 우리 고향 밀양 삼랑진에서 삼강서원 향사가 있습니다.
삼강서원에는 나의 15대조 할아버지 다섯 형제분의 위패가 모셔져 있습니다. 우리 나라에 서원이 이백수십개 있지만 효도와 우애로 귀감이 되시는 분을 모신 서원은 이곳 한 곳 뿐입니다.
세상이 여러 가지 士禍 등 무척 혼란스러웠던 시절이라, 평소 학문에 전념하며 인간의 기본 덕목인 효도와 우애를 몸소 실천하시면서, 나라의 여러 번의 부름이 있었어도 나아가지 아니하고 낙동의 높은 언덕에 정자를 지어놓고 5형제가 그렇게 우애를 나누면서 평생을 살았다고 합니다.
당시 유림에서는 이 다섯 분의 숭고한 정신을 이어받기 위해 인근의 삼강서원에 이 분들의 위패를 모시게 되었다고 합니다.
동방예의지국인 우리나라지만 효도와 우애는 영원히 변치 않을 덕목일 것입니다.
첫 번째 장면
지난 13일 오전11시 57분 무궁화 열차를 삼랑진에서 타고 서울로 향했습니다. 옆 자리에 대학생(?)으로 보이는 젊은이가 타고 있었습니다. 평소 말이 많지 않은 탓도 있지만, 전날 거의 잠을 자지 못한 관계로 잠을 자다 일어나 보니 김천쯤을 지나고 있었습니다. 70대로 보이는 할머니 한 사람이 힘들어 하면서 지나가더군요. 잠시 후 옆 자리에 앉았던 청년이 일어나 다음 칸으로 나나 화장실에 가는가 했는데, 조금 전 그 할머니와 같이 와서 자기가 앉았던 자리에 앉히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자기는 많이 앉아 왔다고.... 참 보기 좋았습니다. 그 노인이 천안에서 내린 다음 평택까지 오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많이 칭찬해 주었습니다.
두 번째 장면
평택에서 전철을 타려는데 사십대로 보이는 우리나라의 용감한 아줌마 한 사람이 잽싸게 앞서 차에 오르더군요. 마침 한자리가 비어 있었는데, 원래 그렇잖아요. 우리나라 아줌마 자리 잘 잡는거. 그때 이웃 출입문으로 할머니 한 사람이 손녀로 보이는 애의 손을 잡고 차를 타서 그 자리로 향하더군요. 당연히 아줌마가 빠르지. 힐끗 할머니를 한 번 보더니, 기냥 눈을 감아 버립니다. 세상에 얼마나 피곤했으면. 역시 우리나라 아줌마 만세.
요새도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서로 자리를 양보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가끔씩 보게 됩니다. 우리나라의 저력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온천지가 봄꽃의 바다입니다.
이번 한 주도 즐거운 일만 가득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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