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이야기/생활이야기(2006이후-)

기분좋은 하루

eungi5 2017. 6. 2. 15:44

집안 일을 보기 위해 새벽에 출발해서 부산으로, 그리고 고향 밀양의 선영을 다녀 밀양역에서

오후 3시 30분 ktx로 서울로 돌아왔다.

세상이 좋아 2시간 10분에 서울역에 도착했다. 잠시 눈을 붙이면 서울에서 부산이니 세상이 얼마나 좋아졌나.

아직 해가 중천이다.

마침 소요산행 열차가 와 운이 좋게 바로 집으로 올 수 있다.

서울역에서 지하철을 타면 대개 자리가 있다. 동두천까지는 1시간 20분쯤.

늘 그렇지만 지하철을 타는 시간동안 그냥 앉아있으면 정말 지루하다.

그래서 늘 책을 한권 가지고 다니는데 오늘도  독서를 하며 어디쯤까지 왔을까.


할머니 두 분이 타면서 힘들어 하는 음성이 들린다. 다리가 아프다는 등.....

아무도 양보를 하지 않는다.

아직 천리길을 걷는 건강이니 좀 서서가면 어떠랴.

자리를 양보를 했더니 이 할매들이 놀래서 눈이 동그랗다. 허연 영감이 양보를 하니.....

극구 사양을 하는 것을 멀찌감치 가 버렸다.

내 옆에 앉았던 젊은 친구가 벼락을 맞았다. 얼굴이 벌개져 자리를 양보한다. 참.... 진작 일어서지...

경로석이 비어 앉아서 왔는데, 가만히 들어보니 그 할매들의 목소리가 멀리서 들린다.

어떤 아저씨가 자리를 양보해줬다는 둥.....


동두천에 다와 내리려는데, 다리 아프다는 그 할매가 좇아와 자리 양보해 줘 고맙다고 인사를 한다.

못말리는 할매다. 깜짝 놀래서 아니 뭐..... 하면서 내렸다.


세상이 살기가 팍팍해져 젊은이들도 힘드는가. 그래도 가끔씩 자리를 양보하는 젊은이들을 보면

흐뭇해지는 마음은 나만 그런 것이 아닐 것이다.

몸은 조금 고달파도 마음이 편한 것이 엄청난 행복임을 모르지는 않을텐데, 실천하지 못하는 세태가 안타깝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못말리는 할매 땜에 마냥 흐뭇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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