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이야기/생활이야기(2006이후-)

저혈압의 무서움

eungi5 2017. 12. 12. 15:01


헬스를 하고 샤워를 하고 있는데, 바로 뒤에서 누군가 옆 사람에 기대며 눕는 게 보인다.

무슨 일인가 하며 보니 탈진한 모습이다.

나이가 칠십대 후반쯤으로 보이는 노인이 몸을 가누지 못한다.

마을에 스포츠센터가 생긴 뒤로 가끔씩 보는 현상이다.

옆에 앉은 두 사람이 지인인 듯 무언가 대화를 나누고....

밖으로 나가려는 것 같아 부축을 했더니 역시 몸을 가누지 못한다.

밖에 나가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이럴 때는 찬물로 혈압을 높이는 것이 먼저다 싶어

의자에 앉히고 샤워기로 찬물을 한참 씌웠더니 정신을 차린다.

한 삼사분쯤 지났나... 조금 정신을 차리길래 다시 부축을 해서 밖으로 모셨다.

의자에 앉아 쉬더니 차츰 기력을 회복한다. 참 다행이다.


하는 말을 들어보니

밤샘으로 일을 하고(아마 운전기사인듯) 아침에 남면 헬스장에서 역기운동을 하고 어깨가 결려 이곳으로 뭉친 근육도 풀겸 와서 뜨거운 사우나도 들어가고, 온탕에도 들어가고.....

그러지 않아도 고혈압 약을 먹는다는 사람이 갑자기 혈압이 뚝 떨어져 버린 모양이다.

저혈압이다. 저러다 쇼크라도 오면 바로 일 당하는 거 아닌가.


냉수도 한 컵 가져다 주고......

옷을 다 입고 나오려는데 옆에 와서 고맙다고..... 어떻고 보답을 하느냐고.... 이름이나 알자고......

그러면서 오늘 있었던 이야기를 쭉 늘어 놓는다.

추운 날에 무리하게 운동하고, 혈압이 좋지도 않은데 근육 풀어준다고 열탕에 들어가고, 아주 작정을 했던 것 같다. 쓰러지려고.... 조심해야지.

 

젊고 건강한 사람들이야 무슨 상관이 있겠나마는 노인 반열에 든 사람들 특히 조심해야지.

노인이 고맙다고 인사를 하니 기분은 좋다.

근데 가만 생각하니 별로 한 것도 없는데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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