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명산 순례

24. 6. 18 지리산 등산.

eungi5 2024. 6. 19. 18:56

지리산 등산.

담재와 이교장, 그리고 일보 대장과 같이 지리산을 올랐다.

하루 전에 민박집에서 자고 아침은 거북이 식당에서 쇠고기 시래기국으로 먹었다. 담재는 협심증으로 어려서부터 약을 먹어면서 치료를 하였는데, 퇴직 후 서울 둘레길을 벌써 40회가 넘게 돌아 건강이 많이 좋아졌다. 그래서 3년전에는 대청봉을 오를 수 있었고, 이번에는 지리산에 도전을 한 것이다. 이교장 역시 운동과는 담을 쌓고 살다가 요 근래 담재와 함께 서울둘레길을 걷고 있는데, 이 사람 역시 벌써 몇 회 돌은 것 같다.

식당에서 인상 좋은 아줌씨가 싸 준 김밥 4인분을 싸 들고 출발했다.

전에는 중산리에서 바로 걸어서 올라갔는데, 법계사를 오르는 신도를 위해 셔틀버스를 운행한단다. 마침 잘 됐다. 8시에 출발하는 버스에 올랐더니 더 들어 설 자리가 없을 만큼 사람이 꽉 찼다. 환경교육원까지 버스로 올라 그곳에서 걷기 시작했다. 3키로 벌었다.

법계사까지 3.3키로. 810분에 출발하였다. 생각보다 경사가 높지 않아 두 사람이 잘 걷는다. 법계사부터 천왕봉까지는 약 2키로. 이 코스 경사가 말 그대로 장난이 아니다. 반쯤 오르면 고사목이 나타나고, 높은 산에 사는 산새의 청아한 맑은 소리가 먼지에 찌든 가슴을 깨끗하게 씻어준다. 거기다 하늘에는 구름 한 점 없이 코발트빛 푸른색이 그렇게 시원할 수 없다. 중부지방은 올해 들어 가장 기온이 높다고 하는데, 바람도 시원하게 불고 거침없이 펼쳐지는 경관에 속이 탁 트인다. 오르막 5.3키로에 수없는 데크 층계를 모두 잘 오른다. 70대 중반의 늙은이?들이 겁도 없이 잘도 오른다. 작년에 오르고 이번에 두 번째다. 로터리대피소는 수리 중이고 헬기가 쉼없이 건축자재를 싣고 나른다. 처음 헬기소리가 들릴 때는 사고가 났나 했었는데, 공사를 하고 있다.

법계사 일주문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계속 오른다. 예쁘게 나이 든 할메 두사람이 내려온다. 벌써 내려오나 싶어 말을 건냈더니 지리산 종주중이란다. 육십대 중반쯤이나 되었을까, 참 건강해 보이고 이쁘게들 나이들었다. 내려 오는 산객들 대부분이 중주중인 사람들이다.

평일이라 천왕봉에 오르니 산객들이 많이 않다. 주말이면 정상 인증을 하려면 몇 십분을 기다려야 할 텐데, 사람이 적어 바로 정상석에서 인증샷을 하였다.

정상석 바로 뒤편 공터에서 준비해 간 점심을 먹었다. 눈치를 봐가며 정상주도 한 잔 하고.

하산은 그냥 법계사로 내려오는 코스가 좋은데, 장터목코스로 내려 오는 것은 재석봉 주변 경관이 아름답고 길이 편하기 때문이다. 좋은 그림을 많이 담았다. 영롱한 산새들의 소리는 지금도 머릿속에서 들리는 듯하다. 장터목까지 1.7키로. 경관이 좋고 내리막으로 힘드는 줄 모르고 내려 온다.

장터목대피소는 전에도 느낀 것이지만 화장실 냄새가 너무 심하다. 대피소 전체가 냄새로 찌들었다.

간식먹고 잠시 쉬고 하산을 시작했다. 중산리 탐방안내소까지는 5.2키로. 정말 지리한 돌길 내리막이 계속 이어진다. 평지 5키로라면 별거 아니겠지만 온통 돌계단으로 이어지는 이 길은 참으로 힘들다. 내려 오는 지인들이 이 길에서 많이들 지쳤다. 가도가도 끝이 없이...... 4시 반에 중산리탐방안내소에 도착했다. 녹초가 되었다. 다들. 아침을 먹으며 일보대장이 핸드폰을 식당에 두고 와 오르면서 식당으로 전화해보니 마침 주인이 가지고 있다. 하산해서 핸드폰을 찾고 진주로 향했다. 사천이나 여수쯤으로 바닷가로 갔으면 했었는데 너무 멀다. 가까운 진주 모텔에서 짐을 풀고 샤워하고 횟집으로 하산주하러 갔다.

땀 흘리고 산행을 한 후라 뭔들 맛있지 않으랴. 모듬회를 시켰는데, 바닥에 깔아 놓은 것이 아니고 뭉떵뭉떵 수북하게 회를 내놓아 소맥과 함께 실컷 먹었다.

나이 들어 지리산에 처음 도전한 두 사람이 참 수고했고, 대견하다. 오래도록 건강을 유지했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가끔 산행을 하겠지만 이렇게 즐거운 산행이 계속 되었으면 좋겠다.

지혜로울 , 다를 . 다름을 아는 지혜? 의미가 철학적이고 이해하기 어렵지만 그 뜻은 몰라도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놓은 산을 다녀옴에 큰 자부심과 즐거움을 가져 본다.

장토목대피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