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사태
우리는 가끔 철저하지 못한 작은 소홀함으로 인하여 엄청난 불행을 겪는 일을 목격한다.
작게는 개인관리의 소홀에서, 가정 관리의 소홀에서 심각한 안전 사고가 일어나고 지켜야 할 수칙을 준수하지 않으므로 인해 주변에서 재산과 인명의 손실로 까지 이어지는 불행을 보게 된다.
이번 태안의 기름유출 사고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유조선과 예인선의 통신만 제대로 이루어졌어도 이런 대 재앙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메스컴의 보도를 보면 서해안 중부일대 해안이 검은 기름으로 뒤덮혀 버려 환경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히고 주변 어민들에게 깊은 시름과 아픔을 주었다.
기름을 뒤집어 쓴 철새나 어류, 패류를 보면서 인간의 사소한 부주의가 얼마나 큰 재앙을 줄 수 있는지 섬뜩한 느낌을 금할 수 없다.
과학 기술의 발달로 고도의 문명을 이루고 풍요로운 생활은 성공했지만 그 대신 파괴되는 지구환경으로 나타나는 현상을 요즘 우리는 세계 곳곳에서 목격하게 된다.
정말 소중한 환경을 보존하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오늘은 시각을 좀 달리하여 참 희안한 일을 이야기 하고 싶다.
독립기념관 화재 사건 때 애기 돌반지까지 내 놓는 금모으기나, 월드컵 때 온 민족이 붉은색으로 하나 되는 응원 모습이라든지, 강원도 화재와 수해 사건 때 제일 다 제쳐두고 달려가 어려움을 당한 이들을 돕는 사람들.
이번 태안 사태에서도 우리는 또 다시 희안한 감동의 물결을 접하게 된다. 수만 아니 수십만의 흰 점들이 해안에 점점이 찍혀 걸레로 기름을 닦는,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심지어 어린 아이를 대동한 온 가족이 추운 날씨에도 땀을 흘리는 모습.
도대체 어디에서 이런 저력이 나타나는 것일까?
참으로 아름다움의 극치를 이루는 감동의 물결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이것은 바로 우리 민족의 깊은 내부에 면면이 흐르고 있는 인간애의 발로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언뜻 보기엔 이기적이고 오로지 자기의 이익만 추구하는 듯 보이지만 어려움이 닥칠 때마다 우리가 목격하는 이런 일로 인해
아, 정말 아름답다. 감동적이다. 그리고 살맛나는 세상이다.
이방인들의 시각으론 도저히 불가사의한,
우리 나라가 아니면, 우리 민족이 아니면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참 희안한 모습이다.
어린 자녀를 데리고 자원봉사하는 젊은 부모의 모습에서 가정 교육의 진수를 볼 수 있다. 더 이상 좋은 가정 교육이 무엇이 있겠는가.
오늘 이렇게 글을 쓰면서 즐거움을 금치 못하는 것은 우리 민족의 영원한 발전과 무지개빛 미래를 다시 한번 확인 했기 때문이다.
오늘 우리 애들에게도 이런 감동의 이야기를 전해야 겠다.
그리고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하루 빨리 원상이 회복되어 어민은 물론 그곳에 살고 있는 모든 생물이 다시 원래의 건강한 생활을 되찾기를 빌어본다.
같이 참여는 하지 못하더라도 마음으로나마 위로와 격려를 보내는데 인색하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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