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젠 고래불이라는 이름부터 참 새롭다는 생각을 가지고 도착한 마을. 모텔에 갔더니 주말이라 거금을 달란다.
깜짝 놀라 주위를 둘러보니 여관이 보인다. 25000원 적당하다. 피곤하니 잠드는 문제는 걱정이 없다.
밤중 내내 바람이 얼마나 세게 부는지 잠을 제대로 못잘 정도다.
오늘 아침에도 식사를 할 곳이 없어 컵라면으로 떼웠지만 양으로 따지면 충분한 양이다.
7시 조금 전에 출발을 하니 이건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다. 바닷가 바람이 이정도라는 건 처음 경험한다.
그래서 우리 선현들은 방풍림을 그렇게 많이들 심고 가꿨던 것 같다.
지금도 해변마다 해송 방풍림이 없는 곳이 없다.
한 30분쯤 지나 백석포구를 지나니 조금 자는 것 같더니 차츰 바람이 가라 앉았다.
고래불은 영덕인데 울진군 후포까지는 약10여km. TV에서 많이도 보았지만 아직은 물이 찰텐데 이 시간에
벌써 해녀들이 바다질을 하고 있다. 이렇게들 사는 구나 싶다.
후포리 긴 해수욕장, 어디서 많이 들었다 싶었는데, 백년손님 남서방 처가가 이곳이었다.
대형 선전탑이 길에 만들어져 있다. 아......
후포리는 생각보다는 많이 컸다. 울산이나 포항과 비교할 정도는 아니지만 상당히 큰 포구여서 거의 없는 것이없다. 컴퓨터가 없어 며칠을 사진을 탑재하지 못했는데, PC방도 여러군데 있다.
맨마지막에 있는 PC방에서 탑재하려고 했더니 마침 이곳이 문을 닫을 곳이다.
어쩌지 하다 뒤돌아 가긴 싫고 앞으로 가면서 생각하니 오늘 목표치를 걷고 다시 후포에 와서 저녁에 탑재하려고 생각했다.
이젠 도보여행을 하는 사람은 멀리서 봐도 알아본다.
한사람이 다가 오는데 딱 그런 사람이다. 서로 먼저랄 거 없이 인사하고 어디서 왔느냐를 시작해서 대화한다.
그는 주말에만 걷는데 고성에서 출발해서 울진까지 왔단다. 나같은 사람을 두어 사람을 봤다는 이야기 등을 나누고 끝까지 완주하라는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지금까지 걸으면서 제일 걱정이 숙소문제이다. 목적지에 도착해서 숙소가 없으면 낭패다.
지금까지는 그렇게 했는데, 가만히 생각하니 버스를 타고 앞으로 좀더 가던지, 아니면 뒤로 돌아가서 번화한 곳에가면 될 일을 ...... 참.
앞으로 숙소문제는 그렇게 해결하기로 했다.
점심은 월송정인근에서 묵밥을 먹었다. 식당주인이 서각솜씨가 여간이 아니다.
식당벽면에 여러개를 걸어 두었는데 작품성이 인정된다.
월송정은 관동팔경중 일경이라는데 과연 일품이다.
청간정보다 훨씬 경관이 뛰어난 것 같다.
월송정 입구에 黃씨 시조의 사당이 엄청난 규모로 지어져 있고, 丘씨 시조의 유허비도 근처에 있다.
오늘이 12일째 도보일인데 처음 시작할 때보다 걸음이 엄청 가볍다.
울산 태화강변을 걸을 때는 여인의 걸음도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힘들었었는데, 지금은 시속 4-5키로 정도로 걸을 수 있다. 걸음도 가볍다.
기성항구 쯤 왔을 때 앞에서 다섯명이 줄을 서서 걸어오는데, 이 사람들도 도보꾼이다
서로 반갑게 인사하며 하는 이야기가 다섯명이 6일만에 고성에서 여기까지 왔단다.
하루 오륙십키로씩 뺀단다. 참 대단한 사람들, 무슨 특수부대 훈련 받는 사람들 같다.
처음 걸을 때부터 해파랑길이 자전거 길과 겹치는 곳이 많아서 이들과 교행을 많이 하게 되는데.
서로 방해가 되지 않으려고 피해주며 걸었다.
그런데 오늘부터 인사를 하기 시작했다.
손도 흔들어 주고, 힘내라로 소리도 지르고... 했더니, 이심전심, 이들도 같이 인사를 해온다.
서로 웃으며 손 흔들고, 간단한 대화를 나누면서 오니 어제까지만 해도 어깨가 아파 힘이 들었는데
그것이 없어졌다. 참 신기하다.
모든 일을 즐겁게 하면 힘드는 줄 모른다는 참으로 평범한 상식인 것을.
그래, 그들이 내게 먼저 인사를 하지 않아도 내가 먼저 하니 서로가 다 즐겁다.
나중에 한 부부는 갈때 나를 보고 지나쳤는지 오후에 다시 보면서 하는 말.
정말 대단하신 분이십니다.
기분이 좋아 발 걸음이 더욱 가벼워진다.
하루 도보거리가 보통 30KM 안팎이었는데, 오늘은 욕심을 좀 내어봤다. 40KM.
울진의 망양해수욕장을 지나 덕신해수욕장까지 가면 딱 40km다.
덕신에 도착했는데도 아직 힘이 좀 남은 듯했다.
덕신에서 후포항으로 뒤돌아 가려다 울진이 더 가까워 울진으로 향했다.
불과 20분만에 도착했다. 내일부터도 숙소는 이런식으로 해결할 것이다.
그렇게 하니 모텔도 쉽게 구하고, 이렇게 pc방도 있어서 글도 올리기도 한다.
오늘 걸은 거리까지 합하면 모두 400km가 조금 넘는다.
그러니까 전체 770km의 반이 넘은 것이다. 12일만에.
앞으로는 하루 40km를 목표로 잡아야 겠다. 조금 일정이 당겨질려나.....
오늘의 일정
고래불해수욕장- 백석해변- 후포항 - 월송정- 구산항 - 기성망양해변- 덕신해수욕장 총40.9km
경비
아침 컵라면 1,200
점심 묵밥 8,000
모텔 35,000 계 44,200월
고래불여관에서 본 해안- 엄청난 바람소리- 안들리제 ㅎㅎ
이른 아침 시간에 물질하는 해녀님들
드디어 울진에 들어서다.
남서방이 울진을 살린다.
월송정 입구
황씨 시조 사당
구씨 시조 입구포지석
지나는 사람에게 한 컷 부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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