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평소엔 전혀 고마운줄 모르고 살다 일을 당하면 조금만 불편해도 엄청 힘들어 한다.
신고 있는 신발은 작년에 싸게 산 것인데, 여름용이라 옆에 구멍이 뚫려있다.
한참 걷는 중에 발에 뭐가 밟혀 모래가 들어 갔나 해서 두어번 틀어내 보았지만 계속 밟힌다.
할 수 없이 아까운 시간을 버려가며 살펴보니 아주 가는 철사가 밖혀 있는 것이다. 차암....
아마 길에 떨어져 있었던 모양이다.
발에 모래 하나만 밟혀도 이렇게 불편한데, 정말 중요한 것을 잊고 사는 것이 없나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오늘은 아침에 어제 그쳤던 대산에서 시작했다.
고창으로 오는 길에 왕수양버들숲이 잘 가꾸어져 있다.
23번 국도와 지방도를 오르내리며 과속과 소음에 시달리면서 고창까지 와서 점심을 먹었다.
고창까지는 15km.
오후에는 부안쪽으로 가는데 까지 가보기로 했다.
역시 23번 국도를 타고 오다가 707번 지방도로 빠져 나왔는데, 이 길이 걷기에는 천상의 길이다.
차량도 별로 없고, 주변에는 농사짓는 사람들 뿐이다. 참 호젓한 길을 모처럼 걸어본다.
타박타박 걸어서 여유롭게 도보여행을 한다.
목포를 지나 무안부터 여기까지 토질이 계속 황토다. 이러니 농사가 잘 될 수 밖에.
농사철이 되어서 그렇겠지만 동네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모두 들에 있다.
어제 보다는 많이 부드럽지만 오후가 되니 점점 힘들어 진다. 특히 걸을 때 마다 엉덩이가 쏠려 불편하다.
전에도 그랬는데, 로숀을 많이 발라야 겠다.
점심 때 김밥 한 줄 먹었는데, 오후 4시쯤 되자 시장기가 돌아 쵸코렛 한 개도 먹고.
계획대로 5시까지 걸었는데, 오후에 26km 걸었다.
오늘은 좀 여유가 있다.
내일은 여기서부터 군산을 향해서 간다.
(오늘의 일정)
코스: 고창 대산, 고창읍, 원덕면
부안 줄포면, 주산면.
거리: 약 41km.
경비: 엊저녁 11000원
아침 6000원
점심 2000원
여관 35000원 계 54,000원
원덕에서 잠시 쉰 정자
역시 원덕. 사당인듯.
707번 국도는 자전거 길과 같이 ㅇ운영된다.
이곳도 동학 혁명의 유적지인 듯
줄포자동자공업 고등학교
아이디어가 반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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