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이야기/생활이야기(2006이후-)

잠이 꿀맛이다.

eungi5 2023. 7. 9. 21:20

나이가 먹으면 잠이 점점 없어진다는데, 어떻게 된 것이 퇴직 후에 잠이 더 많아진다. 하루에 열시간, 열한시간 잔다면 남들이 손가락질 할거라. 

저녁 9시에 잠자리에 들면 새벽 두어 시쯤 한번 일어났다가 꿈지럭 대다가 다시 잠이 들면 7시에 일어난다. 부족한 듯하면 8시쯤. 더 늦을 때도 있다. 하루에 반을 잠자리에 있는 샘이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잠자리에 누워있는 맛이 꿀맛이라는 것이다. 

어쩌면 이렇게 맛이 좋을까. 시장할 때 밥을 먹는 맛도 이것만 못한 것 같다. 온몸이 노곤한 것이 이렇게 맛이 좋을 수가 없다. 

남들은 잠들지 못해 힘들어 한다는데 이것도 복인가. 

평생을 하루를 삼등분해서 잠자는 시간 1/3, 개인생활 1/3, 공무 1/3. 이렇게 지냈는데 이젠 아예 잠자는 시간이 거의 열시간이 넘어 버렸다. 나머지 시간으로 하고싶은 거 하려니 시간이 모자랄 수 밖에.

아침에 일어나면 닭장 봐야지, 콩나물 봐야지, 고양이 먹이줘야지. 강낭콩 봐야지, 화단 풀뽑아야지, 넘어진 꽃 바로세워야지, 오전에는 안식구와 저수지 주변 길 걸어야지, 그리고 낮에는 붓글도 쓰야지..... 술도 한 잔씩 해야지. 백수가 어쩐다고, 참 바쁘다.

그래도 다행이지. 아직 어디 불편한 곳이 없으니 이런 복이 어디있나. 한 팔십까지라도 이렇게 지냈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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