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우정할아버지/오우선생실기

五友祠營建日錄- 朴世老

eungi5 2012. 4. 18. 14:10

 

五友祠營建日錄1 幷序

夫人之語人也 有始則有終也 而凡事之錄實也 亦然 此吾之所以語終始 而其事之錄實者 且欲以有始終也

盖言之於言 有細有大 事之於事 有輕有重 然 則言豈妄發2 而事豈虛錄哉 言有細大 事有輕重也 而其錄之 後來者故也                                           凡무릇범,妄허망할망,

오우사 영건일록 -서문 아울러

대저 사람이 남의 일을 말하는 데에는 시작이 있고 마침이 있어야 하는데 모든 일의 실상을 기록하는 데에도 또한 그러하다. 그러므로 내가 시작과 마침에 대해 말하는 까닭이며 그 일의 실제를 기록하는 것도 시작과 마침이 있고자 함이다.

대개 말을 하는데 자잘한 것과 큰 것이 있고 일을 하는 데에도 가벼움과 무거움이 있는데, 그런 즉 말에 망발이 있으면 일은 모두 헛된 기록이 된다. 말에 경중이 있고, 일에도 경중이 있는 법이다.

그것을 기록하는 것은 뒤에 오는 자에게 보이려는 때문이다.

 

吾請去其細 語其大 排其輕 擧其重 以實耳目乎 來世者 其可乎 今我外五代先祖 五友賢祠之營建 事與他別 其不輕而重也 較然3矣 則 烏可無錄 以曉其言與事之始終虛實 而使後之歷眼者 炯得4若昨朝事5耶 余是以深憂其事之或有所闕錄                                               排밀칠배,較견줄교,曉새벽효,炯빛날형,耶어조사야,

나는 그 중에 자잘한 것은 버리고 큰 것만 말하며, 가벼운 것을 밀쳐두고 무거운 것만 들어서 오는 세대의 듣고 봄이 있도록 하고 싶은데 그것이 옳겠는가. 이번에 우리 외가 오대 선조 오우선생 사당을 건축하기로 경영하는데, 일이 딴 것과 달라서 가볍지 않고 무거움이 분명하다.

그런 즉 어찌 기록이 없을 수 있으랴. 그 말과 일의 시작과 마침, 헛 것과 실상을 밝혀서, 후일 이 기록을 보는 사람에게 마치 어제 아침에 있었던 일처럼 환하게 해야 한다. 그러므로 나는 혹시라도 기록에 빠지는 일이 있을까 매우 염려한다.

 

遂擢五友雲仍中之稍解文閔汝宗者 掌日錄之券 俾書其某月日 爲某事會友亭 且書建祠開基後及成造日 互爲來往監董者6其人之姓名 用入役丁7之多少 然后乃敢更以余幼稚日8宿於耳之者 歷申之 曰 余幼也 病訊信日者 說避病外家 寄養有年 時年纔十一二也   

擢뽑을탁,稍벼줄기끝초,작다.汝너여,券문서권,俾더할비,쫓다.董동독할동,役부릴역,訊물을신,寄부칠기,纔겨우재,

드디어 오우선생의 후손 중에 글을 조금 아는 민여종을 뽑아서 날마다 기록하는 문서를 맡겼다. 그리하여 어느 달, 어느 날에 무슨 일을 위해 오우정에 모였음을 적도록 하고 또 사당을 세우는데 터를 닦은 후부터 낙성하는 날까지 교대로 오가면서 감독한 사람의 성명과 소용된 역군의 많고 적음을 기록하게 하였다. 그런 다음에 내가 어렸을 적에 귀에 익게 들은 것을 감히 내리 말하였다.

내가 어릴 적에 병을 앓아 신용하던 일관에게 물었더니 피접하라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외가에 와서 여러 해를 요양하였다. 그 때 내 나이라 겨우 열 한두살이었다.

 

第二外舅910 最愛余 動輒隨之 一日謂余 曰 吾有事三郞也 三江 則 吾先祖構亭逍遙之地也 汝欲隨我往尋舊跡否 對曰若 曰 然則隨我 遂令幷騎 乃渡江泊舟於亭基之下 公扶杖11而上

余亦隨之                                                                                     騎말탈기,泊배댈박,

둘째 외삼촌께서 나를 매우 사랑해서 나들이 하는 일이 있으면 자주 나를 따르게 했다. 하루는 나에게

‘내가 삼랑에 일이 있다. 삼강은 곧 우리 선조께서 정자를 지어 거닐던 곳이다. 네가 나를 따라 가서 옛 자취를 찾아 보겠나.’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러면 나를 따라 오너라.’

하면서 드디어 말을 함께 타도록 하였다. 강을 건너서 정자터 밑에 배를 대더니 공은 지팡이를 짚어 올라갔고, 나도 따라 올랐다.

 

亭路久荒12 尋不易得 遂披以覓13 上亭基 則只有數列礎而已 湖山不改 往事依然 森羅萬象 不可具狀盤桓14之餘 忽有得數箇鐵釘15 公自將磨洗16 撫玩良久 喟然17太息 曰 吾兄弟欲因舊址 重構新亭 以續夫先祖湛樂之所矣 迨未遑焉 豈非吾一大恨耶 乃招余上亭基後 則 有石砌18而茂林19蒙蔽20 乃廟基云也

披나눌피,蓁우거질진,覓구할멱,礎주춫돌초,森빽빽할삼.桓푯말환,箇낱개,

玩희롱할완,喟한숨위,續이을속,迨미칠태,遑허둥거릴황,砌섬돌체,茂우거질무,蒙입을몽,蔽덮을폐,

정자로 가는 길이 오랜 세월 동안 묵어서 찾기가 쉽지 않았다. 가시덤불을 헤치며 길을 찾아서 정자터에 올라가니 다만 두어 줄 주춧돌만 있을 뿐이었다. 호수와 산은 변치 않아서 지나간 일이 의연한데 눈앞에 펼쳐진 온갖 모양을 갖추어 형용할 수 없었다. 이러 저리 돌아다니다가 쇠못 두어 개를 주웠다. 공이 손수 갈고 씻어 한 동안 어루만지더니 한 숨을 길게 쉬며

‘우리 형제가 옛터에 정자를 다시 지어서 선조께서 화락하시던 일을 잇고자 했으나 아직 그렇게 못하니 어찌 나의 한이 아니겠는가.’하였다.

나를 불러 정자터 뒤에 올라가니 섬돌이 있고 무성한 숲이 덮였는데 사당 터라 하였다.

 

指階墟有 一大樹古査21 是梅而無叢也 審悉舊蹟之際 不覺西日沈山 公乃顧余 而言 曰 吾於他日 得遂吾志 與吾弟兄 共臥斯亭 以終吾年壽云也

墟언덕허,査사실할사,조사하다.叢모일총,떨기.悉갖출실,覺깨달을각,沈가라앉을심,

뜰 한쪽에 등걸만 남은 큰 나무 한 그루가 있는데 이것은 떨기 없는 매와나무였다. 옛자취를 살피는 동안 해가 서쪽산에 지는 줄을 미처 몰랐다. 공이 나를 돌아보시며

‘내가 후일 나의 뜻대로 된다면 우리 형제가 이 정자에 함께 있으면서 나의 명을 마치겠다.’하였다.

 

不幸志未就而歿 寧不痛惜哉 余曾與諸表從22 開此說者雅矣 頃年23甲戌秋九日 余與舍弟世奎 晋參外祖父 諱 辰(仁復?) 罷祭後 與諸從輩 說宿昔24在耳之事25 僉 曰 吾雖不肖 豈少追慕之誠哉 最恨力薄 材瓦難辦耳                                         雅초오아,우아하다.頃기울경,근래,요사이,奎별이름규,晋나아갈진.참석,罷방면할파,肖닮을초,辦힘쓸판

그라나 그 뜻을 이루지 못하시고 별세하셨으니 어찌 애석하지 않겠는가. 내가 여러 외종에게 이 말을 한 적이 여러 번이었다.

지난 갑술년 가을, 구일에 내가 아우 세규와 함께 외조부(휘 진)의 제사에 참석하였다. 제사를 마친 다음 여러 종군에게 전일 내가 직접 들었던 일을 말했더니 여러 외종들이

‘우리가 비록 불초하나 선조를 추모하는 정성이야 어찌 모자라겠는가. 가장 한스러운 것은 힘이 약해서 재목과 기와를 마련하기 어려운 것이다.’하였다.

 

余 曰 何難之有 嗟我外舅公構傑閣 莫如毁來三友公之堂 移構五友公之亭 則 豈難遂願哉 諸從咸悟 相顧頷頤26 以無主者爲憂 卽擧閔軫27而言 曰 君素性28實固 處事出群29 君可任事

嗟탄식할차,傑뛰어날걸,閣문설주각,悟깨달을오,頷頤턱함,이,軫수레진,

내가 이르기를 “무슨 어려움이 있겠나. 우리 외삼촌께서 큰 집을 지어 둔 것이 있지 않는가. 삼우공의 집을 뜯어 옮겨다 오우정을 짓는 다면 소원을 이루기가 어찌 어렵겠나.” 하니 여러 종군이 다 깨닫고 서로 돌아보면서 머리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 일을 주장할 사람이 없음을 걱정하였다.

내가 곧 민진을 가르키면서,

“그대는 천성이 진실하고 일 처리함이 남보다 뛰어나니, 그대가 이 일을 맡을 만하다.” 하였다.

 

諸從咸 曰 可 渠30亦感慼31也 乃 卽 議定都監32之任 且出有司33之任 有司卽吾弟 而在遠不得參察 都監乃獨能賢勞34 殫力35焦思36 臨飡忘飯 夙宵37憂勤 卽撤移建 繼其先志

渠도랑거,慼근심할척,司맡을사,殫다할탄,焦그을릴초,飡밥손,忘잊을망,宵밤소,撤거둘철,

여러 종군이 “좋다.”했는데 그도 느낌이 있었던 것이다. 이에 곧 의논해서 도감의 임무를 정하고 또 유사를 내었다. 유사는 나의 아우가 뽑혔으나 먼 곳에 있으므로 참여해 살피지 못했고, 도감이 홀로 수고하였다. 힘을 다하고 애를 태워서 밥을 대해도 먹기를 잊을 정도였다. 밤낮으로 걱정하고 부지런히 하여, 곧 뜯어다가 옮겨 세워서 선대의 뜻을 계승했다.

 

不數月告功38 燕賀39堂成 行路稱美 越明年夏五月之旣望40 余表從伯兄4142氏 乃設落成之宴 槩亦慰其先君未遂志呑恨之靈也 斯亦可尙43

輅수레로,槩평미레개,억압하다.

두어 달이 못되어 준공하니, 연작이 완성을 축하하는 듯 길가는 사람도 칭송하였다. 그 다음 해 오월 기망에 나의 표종백형 노씨가 낙성연을 설시하였다. 대개 그의 선군이 뜻을 이루지 못하고 한을 머금은 혼령을 위로한 것이니, 이것 또한 아름답게 여길 만 하였다.

 

鄕人之少長咸聚 外方之風聽者且至 盡是欽崇44五友者也

各呈讚揚45之題 彩溢主席 光動賓筵46 其爲主人者之榮慶 尤如何哉

聚모일취,欽공경할흠,呈드릴정,讚기릴찬,揚오를양,彩무늬채,筵대자리연,

고을 사람으로서 젊은이와 늙은이가 다 모엿고 외방에서도 소문을 들은 자가 또한 왔는데, 다 오우선생을 흠모하는 자였다. 각각 찬양하는 글을 올려서 광채가 주인 자리에 넘쳐나고 손님의 연석을 뒤덮었다. 그 주인된 자의 영예로움과 경사로움이 어떠하겠는가.

 

嘻 先輩於五友俎豆47之論 非一再而不得激也 寔至今日 激而彌激48 士林之公共49日張 五友齋享有期 任員備具 營拓基地 遂與多士 相地之宜 厥位50面陽 厥土燥剛 植礎竪柱 卜日不遠

嘻웃을희,아!,激물결부딪칠격,격함,彌두루미,期기약할기,員수효원,

拓밀칠탁,厥그궐,燥마를조,剛굳셀강,竪더벅머리수,

아! 선배 중에 오우선생을 제향하려는 의논이 한 두 번이 아니었으나, 의논이 그리 활발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오늘날에 와서는 활발한 중에 더욱 활발하였다. 사림의 공론이 날로 벌어져서 오우선생을 일제히 향사하게 되어 임원을 갖추고 터를 잡게 되었다. 드디어 많은 선비와 더불어 알맞은 터를 잡으니 그 자리가 남향이면서 토질이 건조하였다. 주춧돌을 놓고 기둥을 세울 날짜를 잡아 보니 멀지 않았다.

 

嗚呼 是亦時月之有待而然耶 抑亦51友亭追欽者衆耶 惜乎 其亭之作成也 其無日錄 以其工役之顚末也 斯余所以慨旣往之失 悟將來之得

耶어조사야,抑누를억,欽공경할흠,役부릴역,顚꼭데기전,

아! 이것도 시일을 기다림이 있어서 그러했던가. 아니면 오우선생을 흠모하는 자가 많아져서 이던가. 그런데 당초 정자를 지을 때에 기록한 일기가 없어서 그 공역의 전말을 후인이 볼 수 없음이 애석하였다. 이 점에 대해 나는 이미 지나간 잘못을 탄식하면서 장래에 잘 할 것을 깨달았다.

 

閔汝宗名日錄之任 以錄其祠宇成造時入力始終 亦使錄其士流中母論鄕同邦異 而參尋役所者姓名與字 然後且 曰 余猶遲死於世 獲睹今日五賢立祠之慶也 而惜不令吾季見之也 慨분개할개,旣이미기,汝너여,役부릴역,遲늦을지,獲얻을획,睹볼도,

그리하여 민여종에게 일록하는 임무를 맡겨서 사당을 성조할 때 들어간 물력의 시작과 마침을 기록하고 또 선비들 중에 동향이거나 아니거나 간에 역소를 심방한 사람의 성명과 자함을 기록하도록 하였다.

그런 다음에 또

나의 죽음이 더디어서 오늘날 다섯 분의 사당을 세우는 경사를 보게 되었다. 그러나 나의 아우에게 보게 하지 못함이 애석하다고 하였다.

 

是年前己卯 吾季已逝矣 嗟呼伯從就埋於先 吾季繼之於後 而二三從 亦從而逝 何其棄我去倏忽52也 語言及此 慟不得同慶於此日 而亦不覺悲疚53之菀戰於胸 滴淚硏墨 瀉哀漏萬序事 不一也云爾

肅廟二十八年壬午陽月上澣54 朴世老55 謹序

逝갈서,嗟탄식할차,就이룰취,倏갑자기숙,忽소홀히할홀,慟서럽게울통,疚오랜병구,

菀자완완,胸가슴흉,滴물방울적,硏갈연,瀉쏟을사,漏샐루,澣빨한,

지난 기묘년에 나의 아우는 벌써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아! 백종형께서 먼저 땅에 묻혔고 나의 아우가 그 뒤를 잇달더니 두셋 종군이 또 따라서 세상을 떠나 버렸다. 나를 버리고 감이 어찌 그리 바쁘던가. 말이 여기에 미치매 이 날 경사에 함께 하지 못함이 애통스럽고 슬퍼서 마음이 답답하고 가슴이 울렁거림을 깨닫지 못했다. 눈물로 먹을 갈아 슬픈 마음을 적었으나 만에 하나도 기록하지 못했다.

숙종 28년(1702년) 동짓달 상순 박세로 삼가 서문함.

 

日錄

 

八月己酉小

初吉庚辰

二日至十二日無所事

十三日 以五賢立祠事 士林齊會邑邸 具草行誼 及其書呈官前 名參狀中者 至三十二人也

十四日 呈達官前 不題還出 招狀中孫碩寬大隱56下敎 曰 凡鄕賢立祠 在鄕中之公議 官何與論耶 鄕中其須任意云

邸집저,狀형상장,還돌아올환,碩클석,寬너그러울관,

일록

팔월 기유 작음

초일일 경진

초이일부터 십이일까지 한 일이 없음

심삼일, 다섯 선생의 사당을 세우는 일로 사림이 고을 집에 일제히 모셔 다섯 선생의 행의를 갖추어 초했다. 관전에 서장을 바치게 되자 참여한 자가 서른 두 사람이었다.

십사일 관전에 올렸더니 아무 말도 적지 않고 도로 내어 주면서 서장에 적힌 이름 중에 손석관 대은을 불러 하교 하기를

“무릇 향현을 위해서 사당을 세움은 향중 공론에 있는 것인데 관에서 어찌 관여하겠나. 향중에서 임의대로 하라.”하였다.

 

九月庚戌小

三日 五友本孫閔軫 閔軾57從兄弟 通文本邑及 金海爲五友外裔者 期會友亭 其爲外外裔者亦來會 參座之員 發文兩人外 本孫則勿論冠童而盡參 閔汝度58 汝準 汝繩 汝亭 汝宗 啓後 閔轉59

軫수레뒤턱나무진.軾수레앞턱가로나무식,裔후손예,

期,기약할기,員수효원,準수준기준,繩줄승,轉구를전

구월 경술 작음

삼일 오우정 본손 민진, 민식, 종형제가 본 고을 및 김해에 거주하는 오우정 외손되는 자에게 통문을 보내 기필코 오우정에 모이도록 하였다. 그리고 외외손이 되는 자도 또한 모임에 오도록 하였다.

그리하여 좌석에 참여한 인원이 통문을 발송한 두 사람 이외에 본손은 어른, 아이할 것 없이 모두 참석했는데 민여도, 여준, 여승, 여형, 여종, 계후, 민전이었다.

 

本土居外裔 朴世老 朴聖宇 朴龜漢 朴鳳徵 金海外裔 則 金受天而已也 外外裔 一人參席 是梁山辛德徵也 爲五友傍親外外裔 金奚居士人安科 亦趁期會 而來到津頭 阻風派 不得渡 還歸去 甚欠歎 淸道人李台耈 亦參 是閔家者也

徵부를징,趁좇을진,津나루진,阻막을조,渡건널도,欠하품흠,台별태,耈늙을구,贅혹췌,사위.

본 고을에 사는 외손으로는 박세로, 박성우, 박귀한, 박봉징, 이고 김해에 있는 외손으로는 김수천 뿐이었다. 외외손은 한사람이 참석했는데 바로 양산에 사는 신덕징이었다.

그리고 오우정 방친의 외외손으로 김해에 사는 사인 안과도 기일에 대어 올 양으로 나룻가에 왔다가 풍파에 막혀 건너오지 못하고 도로 돌아갔다 하니 매우 섭섭하였다. 청도사람 이태구도 참석했는데 이 사람은 민씨 집에 장가 온 사람이다.

 

有事 是 李載昌 而茂中 其字也 唱率60座員 周看立祠基地宜不宜 友亭主人諸君 各設酒饌 杯行有巡 飮不及亂 而溫言美談 酬唱61終夕 秉燭62深更 夜分乃寢 晨而起 遂擧論賢祠成造時物力之費 而相顧囁嚅63之際 閔軫略擧其槪 金受天 首發錢穀扶助之議 唱決有終 眞義斷也

唱노래창,率거느릴솔,座자리좌,員수효원,宜마땅할의,饌반찬찬,酬갚을수,晨새벽신,

費쓸비,囁소곤그릴섭,嚅선웃음칠유,際사이제,略다스릴략,槪평미레개,

유사는 바로 이재창이고 무중은 그의 자함이다. 참석한 인원을 거느리고 알맞은 사당 터를 두루 보았다. 오우정 주손 여러 사람이 술과 찬을 마련하여 찬을 몇 순 돌렸으나 어지럽게 마시지 않았다. 따뜻한 말고 아름다운 얘기를 저녁 내내 주고 받았으며 촛불을 밝혀서 오래도록 있다가 밤중이 되어서 잤다.

새벽에 일어나자 드디어 사당을 지을 때에 필요한 물력을 거론하게 되었다. 서로 돌아보며 우물우물할 즈음에 민진이 그 대강을 들어서 말했다. 김수천이 맨 먼저 전, 곡을 부조하자는 의논을 내어 마침내 결정이 되었다. 참으로 의기로 결단한 것이었다.

 

極佳極嘉 乃成完議64之文 且定收合之任 任人 卽 朴世老 金受天也

有事 手書完議之文 付諸壁上 且令朴鳳徵 書付任人名字 而收聚錢穀日字 定宇十月十日也 翌日午後 解而各歸 朴世老 有呈有司前賀詩 曰 付줄부,翌다음날익,司맡을사,

그것은 매우 좋은 일이었다. 이에 완의한 문서를 만들고 또 수합할 소임을 정했는데 그 소임은 곧 박세로, 김수천이었다. 유사가 완의한 문서를 손수 써서 벽에 붙였다.

또 박봉징에게 소임된 사람의 이름을 써서 붙이도록 했고, 전, 곡을 수합할 날짜는 시월 초 열흘 로 정했다.

이튿날 오후 해산해서 각자 돌아갔다. 박세로가 유사에게 축하하는 시를 주었다. 그 시는

 

爲建賢祠作已任 經營將喜落成功

拜賀而今難寫處 景欽高義出諸公

末聯 獨參任席故 云                       欽공경할흠,聯잇달련,

오현사 짓는 일 소임 정하니 낙성을 보기가 기다려지오

축하 말을 지금에 못 다 쓰지만 그대 의기 여러분에 우뚝하였소.

 

有事 卽和之 曰

斯文重望忝吾儂 才薄將何刱立功

天地卽今多雨雪 及時勉勵在吾公

忝더럽힐첨,儂나농,刱비롯할창,勵힘쓸려,

유사가 화답하기를

사문의 중한 소망 참여했으나 재주없어 어찌하랴 창립하는 일

천지에는 지금에 눈, 비 많지만 때 맞추어 힘쓰는 그대가 있네,

 

朴鳳徵 題友亭詩 二首 曰

新亭重起舊基中 今日初登挹古風

江水洋洋流不盡 美名長與逝波同

孝友天然自不差 無違造次度年華

若人善養如求解 一任春風座上和

挹뜰읍,洋바다양,逝갈서,違어길위,次버금차,若같을약,

박봉징이 오우정 시 두 수를 썼다.

새 정자가 옛터에 다시 솟았네, 오늘에야 처음 올라 옛 바람 쐰다.

강물이 출렁출렁 끝이 없으니, 정자 이름 저 물과 늘 함께하리.

효우는 타고 난 것, 죄다 같아서, 평생에 잠시도 어김 없었다.

그 분들 벼슬 않고 수양을 잘해, 좌석이 온화했다. 봄바람처럼.

 

四日 午後 閔汝度與辛德徵 求得祠宇道里木事 往梁山內浦

五日 伐木 十八箇

六日 卽運致三浪

浦개포,箇낱개,致보낼치,

사일, 오후, 사당 도리목구하는 일로 민여도가 신덕징과 함께 양산 내포에 갔다.

오일, 나무 열 여덟 개를 베었다.

육일, 재목을 삼랑으로 운반해 왔다.

 

十二日 閔轉與義興地地官蔣翊周 往三浪 相立祠基地於友亭左距 二十餘步之處者 槪緣舊廟之基 甚窄 有難排置門墻也 勢出不已 移卜新基 乾亥龍亥坐向之 地 然 是亦往前多士 從公議所定之地也 是日 本府士人安命夏國華 從之 日暮不得歸 留宿村舍 翌日65朝前 與安蔣兩人 渡石鉅津 拜別送鈒浦而還來

轉구를전,蔣줄장,翊도울익,距떨어질거,窄좁을착,排밀칠배,

置둘치,墻담장,勢기세세,乾하늘건,鉅클거,창삽,

십이일, 민전이 의흥에 사는 지관 장익주와 함께 삼랑에 가서 오우정 왼쪽 이십여보 떨어진 곳에 사당 세울 터를 살폈다. 전에 사당이 있던 옛 터는 매우 비좁아 문간과 담장을 꾸미기가 어려우므로 그럴 수밖에 없었다.

옮겨 잡은 새터는 건해용해좌향인데 전일에 선비들의 공론을 따라서 정했던 곳이다. 이날 본고을 선비 안명하, 국화가 따라 왔다가 날이 저물어 돌아 가지 못하고 마을 사람 집에 유숙하였다. 이튿날 아침에 안, 장 두 사람과 함께 석거 나루를 건너 삽포로 전송하고 돌아왔다.

 

十四日 閔汝準 以擇開基日 往北佳谷立祠都監朴聖宇家 槪聞柳姓人 居在同里 而 所業 專於擇日 人皆稱善者也 都監 請柳其家 與汝準 眼同擇得 開基日 十月之初八 竪柱 則旬九 上樑 則 二十二日也

準수준기준,擇가릴택,都도읍도,旬열흘순,

십사일, 민여준이 개기할 날짜를 택하기 위해 뒷가실에 있는 사당공사도감 박성우의 집에 갔다. 대개 그 마을에 사는 유가 사람이 택일을 전문으로 하고 사람들이 모두 잘 한다고 칭찬하는 것을 들은 때문이다. 도감이 유가를 자기집으로 청해서 여준이 보는 앞에 함께 받았는데, 개기는 시월 초 여드렛날이고 입주는 열아흐렛날이며 상량은 스무 이튿날이었다.

 

十月 辛亥 大

初吉 戊寅

三日 山長進士李命夔聖弼 與諸友 乘舟高江津 有來登友亭之期 故友亭主人 辨酒 饌支待66 而士流中來參者 只金尙元會源金載世任卿從叔侄而已也 朴世老 欲 與山長同舟而下 盛辨酒饌 留待守山津

夔조심할기,弼도울필,辨분별할변,支가를지,卿벼슬경,侄어리석을질,

시월 큼

초 일일 무인

삼일 산장 진사 이명기 성필이 여러 벗과 함께 고강 나루에서 배를 타고 오우정에 온다는 기별이 있었다. 오우정 주인이 술과 찬을 마련해서 기다렸더니 선비 중에 와서 참석한 자는 다만 김상원회원, 김재세임경 종숙질 뿐이었다. 박세로가 산장에서 같은 배로 내려오고자 해서 음식을 마련하여 수산진에서 기다렸다.

 

四日 朴鳳徵 進盃酒於朝前 而主人亦進 三日未盡之餘盃 未及罷酌之際 安科 自 金海來 且扶助成造匠料米二石 其尊崇之誠 極可尙也

罷방면할파,料대질할료,

사일, 조전에 박봉징이 술 한참을 돌렸고, 주인도 삼일에 못다한 나머지 술을 내었다. 술자리를 파하기 전에 안과가 김해에서 와서 집을 하는 목수의 料로 쌀 두섬을 부조하였다. 어진 이를 높이는 그의 정성이 매우 아름다웠다.

六日 閔汝準 以八日開基祭文製述次 往山長家 滯雨不還

七日 午後雨晴 促鞭到開基所

述지을술,滯막힐체,晴갤청,鞭채찍편,

육일, 민여준이 초여드렛날 개기 때 올릴 제문 때문에 산장의 집에 갔다가 비에 막혀 돌아오지 못했다.

칠일, 오후 비가 개어 말을 달려 개기할 곳으로 바삐 돌아왔다.

八日 卯時 行開基祭 其文 曰 惟我五友處士閔公五賢 家庭孝友之行 無愧古人 桑 鄕67俎豆之論 乃發令日 玆因留馥之地 將建妥靈68之祠 人所共欽 神必陰69 荒墟70幾歲 旣賴呵禁71之方 重地千秋 願蒙扶持之力 敬陳洞爵 敢告誅茅

庭뜰정,愧부끄러워할괴,馥향기복,妥온당할타,欽공경할흠,騭수말즐,墟언덕허,賴힘입을뢰,

呵꾸짖을가,蒙입을몽,持가질지,陳늘어놓을진,爵잔작,작위,誅벨주,

팔일, 묘시에 개기제를 거행하였다.

그 제문은

“우리 오우처사 민공 형제는 가정에서 효우하던 행실이 옛사람에 부끄럽지 않더니, 상향에 향사하려는 의논이 오늘날에 터져 나왔다. 여기 그분들의 향기 남은 곳, 장차 혼령 모실 사당 세운다. 사람이 함께 흠모하는 곳이니, 신령도 반드시 가만히 도우리. 빈터가 묵어져 몇 해이던가. 가금하는 덕을 힘입었으니, 유림의 중한 곳, 천추되도록, 부호하는 힘을 입기 원하니, 삼가 조촐한 술잔을 올리며 감히 띠풀을 베고 고유합니다.”하였다.

獻官 郭處和順哉 執事 孫碩來景升 尹莘老德隣 讀祝 李載興也 其日役丁 把西本里人 而名數則止五十三

郭성곽곽,升되승,尹다스릴윤,莘긴모양신,役부릴역,把잡을파,

현관은 곽처화순재이고, 집사는 손석래경승, 윤신로덕린이며 독축은 이재흥이었다. 이 날 역군은 파서 본 마을 사람이고 사람 수는 쉰 셋이었다.

 

  1. 영건일록: 집이나 건물을 짓는 매일 매일의 기록. [본문으로]
  2. 망발: 그릇되게 하여 자신(自身)에게나 조상(祖上)에게 욕이 되는 말이나 행동(行動) [본문으로]
  3. 교연: 뚜렷이 드러난 모양(模樣) [본문으로]
  4. 형득: 밝게 알게한다. [본문으로]
  5. 약작조사: 마치 어제 아침의 일인 것처럼. [본문으로]
  6. 감동자: 감독자. [본문으로]
  7. 역정: 삯을 받고 남의 일을 해 주는 사람 [본문으로]
  8. 유치일: 나이가 어려 유아(幼兒)의 단계(段階) [본문으로]
  9. 외구: 외삼촌, 장인을 뜻하기도 함. [본문으로]
  10. 재2외구공: 孝曾 [본문으로]
  11. 부장: 지팡이 집고 가다. [본문으로]
  12. 구황: 오래도록 황폐해있다. [본문으로]
  13. 피진이멱: 나무덤불을 헤치고 나아가다. [본문으로]
  14. 반환: 1. 어정어정 머뭇거리면서 그 자리에서 멀리 떠나지 못하고 서성이는 일. 2. 어떻게 할지 결정을 못 내리고 우물쭈물하는 일 [본문으로]
  15. 철정: 쇠못 [본문으로]
  16. 마세: (마찰로 인해) 씻기어〔깎이어〕 나가다. [본문으로]
  17. 위연: 탄식하는 모습 [본문으로]
  18. 석체: 섬돌 [본문으로]
  19. 무림: 울창하게 우거진 숲 [본문으로]
  20. 몽폐: 덮어서 감춤 [본문으로]
  21. 고사: 오래 된 나무의 그루터기 [본문으로]
  22. 표종: 외종사촌(外從四寸) [본문으로]
  23. 경년: 근년(近年) [본문으로]
  24. 숙석: 머지 않은 옛날 [본문으로]
  25. 재이지사: 들은 이야기 [본문으로]
  26. 함이: 머리를 끄덕임. [본문으로]
  27. 민진: 九淵-裕-應湛-仁復-孝曾-閔軫 [본문으로]
  28. 소성: 본디 타고난 성품 [본문으로]
  29. 출군: 출중하다 [본문으로]
  30. 거: 그(3인칭) [본문으로]
  31. 감척: 느낌, 생각. [본문으로]
  32. 도감: 돈이나 곡식 따위를 맡아보는 직책. 또는 그 사람. [본문으로]
  33. 유사: 단체의 사무를 맡아보는 직무. [본문으로]
  34. 현로: 여러 사람 가운데에서 홀로 힘써 수고함. 또는 그런 사람 [본문으로]
  35. 탄력: 힘을 다하다. [본문으로]
  36. 초사: 애를 태우며 생각함. [본문으로]
  37. 숙소: 이른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본문으로]
  38. 고공: 업적, 공적을 이루다. 여기서는 준공함. [본문으로]
  39. 연하: 제비가 사람이 집을 지으면 제 집도 생겼다 하여 서로 기뻐한다는 뜻으로, 타인(他人)이 집을 지었을 때에 마음으로 기뻐하며 축하(祝賀)함을 이르는 말 [본문으로]
  40. 기망: 음력으로 매달 열엿샛날 [본문으로]
  41. 표종백형: 맏외사촌형 [본문으로]
  42. 閔輅: 九淵-裕-應湛-仁復-孝曾-閔輅 [본문으로]
  43. 가상: 아름답게 여기다. [본문으로]
  44. 흠숭: 흠모하고 공경함 [본문으로]
  45. 찬양: 아름답고 훌륭함을 크게 기리고 드러냄. [본문으로]
  46. 빈연: 손님을 대접하는 자리. [본문으로]
  47. 조두: 1. 적대와 두. [제사나 연회를 열 때 쓰는 고기를 담는 두 가지 용기. 2. 제사를 지내다 [본문으로]
  48. 미격: 더욱 활발하다. [본문으로]
  49. 공공: 여러 사람이 모여 힘을 함께 함 [본문으로]
  50. 궐위: 그 자리 [본문으로]
  51. 억역: 무릇. 대저. 도대체. [본문으로]
  52. 숙홀: 갑작스러움. 홀연. [본문으로]
  53. 비구: 슬프고 애통스러움. [본문으로]
  54. 상한: 상순(上旬)(한 달 가운데 1일에서 10일까지의 동안). [본문으로]
  55. 박세로: 孝先의 생질(누이의 아들) [본문으로]
  56. 대은: 대오(大悟) 철저(徹底)한 은자(隱者). 속세(俗世)를 초월(超越)하여 조금도 속(俗)된 일에 마음이 흔들리지 아니하는 은자 [본문으로]
  57. 민식: 閔輅: 九淵-裕-應湛-仁復-孝先-軾 [본문으로]
  58. 민여도: 九淵-裕-應湛-仁復-孝曾-閔輅-汝度 [본문으로]
  59. 민전: 九淵-裕-應湛-仁復-孝誠-轉 [본문으로]
  60. 창솔: 거느리고 인솔하다. [본문으로]
  61. 수창: 시가(詩歌)를 서로 주고받으며 부름 [본문으로]
  62. 병촉: 촛불을 손에 잡음. 곧 촛불을 켬 [본문으로]
  63. 섭유: 머뭇거리면서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입만 벌렸다 오므렸다 함 [본문으로]
  64. 완의: 충분히 의논하여 참석자 전원이 합의한 내용 [본문으로]
  65. 익일: 다음 날. [본문으로]
  66. 지지: 공사(公事)로 말미암아 시골로 나가는 높은 벼슬아치의 먹을 것과 쓸 물건(物件)을 그 시골 관아(官衙)에서 이바지하던 일 [본문으로]
  67. 상향: 상재지향의 준말. 여러 대로 살아오는 전장과 조상의 무덤이 있는 마을. [본문으로]
  68. 타령: 죽은 사람의 위패를 일정한 곳에 잘 모셔 놓고 섬김 [본문으로]
  69. 음즐: 하늘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사람을 안정시킴 [본문으로]
  70. 황허: 버려두어 못 쓰게 된 터 [본문으로]
  71. 가금: 꾸짖어서 금지함.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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